금감원, 지난해 181개사 수사의뢰…대도시로 활동무대 옮겨가
고수익을 미끼로 하는 유사수신 행위가 크게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일반인들이 잘 알지 못하는 신기술사업 및 인삼재배 등 농수산물 사업 등을 가장한 유사수신 행위에 대한 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1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중 수사를 의뢰한 유사수신 혐의 업체는 181개사로 전년 147개사에 비해 23.1%(34개사)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유사수신 혐의업체들은 ▲특수기계 제작 및 신기술 개발 ▲농ㆍ축ㆍ수산물의 판매 ▲상품권 발행ㆍ판매사업 등 다양한 형태의 사업을 영위하는 것처럼 가장하는 경우가 많았다.
특수기계 제작 및 신기술 개발사업을 위장한 경우는 39개사(21.5%)로 가장 많았으며, 농ㆍ축ㆍ수산물의 판매사업도 31개사(17.1%), 각종기기 임대사업 17개사(9.4%) 등의 순으로 많이 나타났다.
부실채권ㆍ비상장주식 매매 사업(6개사), 전자화폐 및 선불식 신용카드 발행ㆍ관리 사업(3개사) 등을 가장한 신종 유사수신 형태도 새롭게 나타나고 있다.
증가율에 있어서는 상품권발행ㆍ판매사업(5→14개, 180%↑), 농ㆍ수ㆍ축산물판매사업(12→31개, 158%↑), 유통 및 다단계 판매사업(8→14개, 75%↑), 레저사업 운영(5→8개, 60%↑) 등의 유사수신이 크게 늘어났다.
지역별로는 서울 등 7개 특별ㆍ광역시가 저년에 비해 소폭 증가한 171개사로 전체 유사수신 행위의 94.5%를 차지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도 단위 지역에서 상대적으로 경제규모 등이 크고 자금모집이 수월한 특별ㆍ광역시 등으로 불법자금모집 활동무대가 점차 이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불법 유사수신행위가 증가하고 있는 것은 장기간의 경기침체와 저금리 지속에 따른 일자리 부족과 마땅한 투자대상이 부족하고 단기간에 고수익을 올리려는 잘못된 투자성향 등이 기인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관렵법규의 미비 등으로 단속근거가 없다는 점을 악용한 유사수신업체가 다수 발생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상품권 발행 및 판매를 가장한 불법 유사수신 행위가 크게 늘어난 것은 관련법규가 미비된 상태이기 때문”이라며 “이 외에도 사행성 게임사업의 성행과 관련된 오락기 제조 등과 같은 특수기계 제작 및 신기술개발을 가장한 유사수신 업체도 크게 증가했다”고 말했다.
또한 유사수신 행위에 대한 지속적인 단속과 홍보로 투자자의 경계수준이 높아짐에 따라 전문지식이 필요한 부실채권 및 비상장주식 매매 등을 가장한 유사수신 형태도 등장했고, 법상 유사수신 규제를 피하기 위해 익명조합 형태로 자금을 모집하는 지능화된 형태도 가속화되고 있다.
최근에는 부동산 시장의 활황과 더불어 기획 부동산개발 및 컨설팅사업을 가장한 유사수신 행위도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금감원 관계자는 “인터넷 보급의 확대 등으로 신속한 홍보 등이 가능해짐에 따라 전국적인 조직망 구축을 통한 자금모집 등 그 규모가 점차 대형화되고 있다”며 “불법자금 모집규모의 대형화에 따라 이들 업체에 의한 피해인원 및 규모도 점차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점차 지능화, 대형화되고 있는 유사수신업체의 효율적인 단속을 위해 ▲제보자의 자율 모니터 요원화 ▲유사수신 피해예방 교육 및 홍보 강화 등을 펼쳐 나간다는 계획이다.
또한 금감원은 유사수신 행위로 인한 피해자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2001년부터 시행하고 있는 유사수신행위 제보자에 대한 포상금 지급기준으로 지난 2004년 10월부터 최고 40만원에서 100만원으로 상향 조정해 운용하고 있다.
한편 고수익 보장을 미끼로 자금을 모집하는 유사수신 업체에 대해서는 금감원 홈페이지 서민금융 119서비스의 ‘금융질서교란사업 근절 도우미’ 코너에 게시돼 있는 유사금융 식별요령 및 제도권 금융기관 조회시스템 등을 활용해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