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현대증권 매각 시 ‘지배구조 단촐·재계순위 30위 밖’
산업은행이 요구한 현대그룹 자구안 제출일이 3일(영업일 기준) 앞으로 다가왔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진퇴양난임에도 버틸 것이냐, 남은 계열사를 매각할 것이냐 등 다양한 안을 놓고 심각하게 고심 중이다. 일각에서는 법정관리행, 현대상선 매각 등 다양한 설들이 거론되고 있지만, 그 어떤 것도 드러난 것은 없다. 만약 얼마 남지 않은 계열사 중 하나라도 매각되면 지배그룹은 훨씬 단촐해지며 재계 순위가 20단계 이상 떨어질 가능성도 커진다.
산업은행은 현대그룹에 이달 말까지자구계획한 제출을 요구한 상태다. 현 회장이 현대상선을 통해 현대아산 지분 일부를 처분하고 단기차입을 통해 4500억원을 조달했음에도 애초 계획했던 현대증권 매각이 불발된 상황에서 내년에 만기 되는 회사채 상환 등을 해결하기에는 부족하다는 이유에서다.
일각에서는 자구안에 현대상선 매각, 현대증권 재매각 추진 등이 포함될 것이라는 추측도 나온다. 그나마 사정이 나은 현대증권은 그대로 보유할 것이란 얘기도 나온다. 자구안으로도 충분하지 않을 경우 현대상선의 법정관리 행도 불가피하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특히 현대상선 매각설은 현대그룹 측에서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하지만 상선 매각 카드 외에는 대안이 없다는 의견도 탄력을 받고 있다. 앞으로도 해운 업황이 살아나지 않을 경우 그룹 전체가 해체될 위기에 처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상선 매각이 현실화한다면 현대상선이 최대주주인 현대경제연구원(35.35%)ㆍ해영선박(80%)ㆍ부산신항만(50%)ㆍ현대종합연수원(68.48%)ㆍ해양서비스(100%) 등 종속회사들이 모조리 빠지면서 지배구조도 상당히 단출해진다.
다만 현대경제연구원은 40%가량이 범 현대가(현대차ㆍ중공업ㆍ산업개발 등) 지분이어서 현대증권ㆍ현대아산 등을 내세워 계열사로 남아 있을 가능성도 있다. 물론 수익성은 낮고 50% 이상 자본잠식 상태인 상황을 고려해 같이 처분될 수도 있다. 현대그룹이 공들여 만든 현대종합연수원 역시 전 그룹 임직원 교육을 진행하고 있는 만큼 제외될 수 있다. 물론 비 유동자산이 크고 현대상선 지분이 70%갸량으로 절대적인 위치에 있어 현대상선 인수자가 함께 가져갈 수도 있다.
현대상선이 빠지게 되면 현대그룹 재계순위도 자산총액(공정자산) 기준 21위에서 30대 그룹 밖으로 밀려나게 된다. 올해 4월 기준 현대그룹 자산총액은 12조5660억원으로 현대상선 자산총액 6조2794억원을 제하면 재계순위 42위로 뚝 떨어진다. 만약 현대증권 재매각이 진행될 경우에는 재계순위 변동은 없다. 공정자산 기준은 이미 금융계열사를 제외한 규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