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들(인바운드)이 일본의 소비와 수출을 떠받치고 있다. 일본을 방문한 외국인이 일본에서 구입한 제품을 귀국 후 자국에서 다시 구매(리피터)하면서 수출 물량이 급증, 관련 설비 투자도 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3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올 1~10월까지 방일 외국인 수는 1631만명을 넘어 올해를 2개월 남겨두고 연간 최고치를 이미 경신했다. 일본 관광청의 조사 결과, 방일 외국인들은 과자(63.9%)를 가장 많이 구입했다. 기타 식료품·음료·술·담배(58.2%), 의약품·건강용품·화장품(49.4%)이 과자 다음으로 많이 팔린 제품으로 나타났다.
방일 외국인들 사이에서 인기를 끈 품목은 수출도 호조였다. 무역 통계에 따르면 과자 수출액은 올 1~9월에 322억 엔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24.6% 증가했다. 음료·담배는 30.8%, 화장품·향수도 33.1% 성장하는 등 판매량 기준, 상위 5개 분야의 수출액은 7694억 엔에 달해 이 추세대로라면 올해는 1조 엔을 웃돌 전망이다.
신문은 방일 외국인들의 소비와 거리가 먼 전자레인지와 가구 등의 수출이 감소하고 있는 추세를 감안하면 인바운드 관련 분야의 호조가 두드러진다고 지적했다. 닛세이기초연구소의 사이토 타로 경제조사실장은 “일본 방문을 계기로 한 해외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바운드의 활약은 수출 증가는 물론 설비 투자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종이 기저귀 ‘메리즈’로 중국인 사이에 인기를 끌고 있는 가오는 지난해 4월에 야마가타 공장을 신설해 해외 수출용 생산을 늘리고 있다. 야마다전기는 방일 외국인 전문 매장을 도쿄 신바시에 열었고, 도쿄 신주쿠 매장 일부를 면세점으로 바꿨다.
다이이치생명경제연구소의 나가하마 도시히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방일 관광객 소비가 1조3000억 엔 늘어나면 호텔 리노베이션 등 시설 투자의 신규 수요가 3년 후까지 총 3728억 엔 발생할 것으로 추산했다.
다만 이같은 파급 효과의 배경이 되는 엔화 약세가 관건이라고 신문은 지적했다. 최근 엔화는 중국 위안화에 대해 40%까지 절하됐다. 이는 중국인 관광객들의 방일을 부추기는 기폭제가 되고 있다. SMBC 닛코증권의 마키노 준이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그러나 “위안화에 대한 엔화 평가 절하 수준이 10%로 줄면 방일 관광객 소비는 1491억 엔 줄어들 수 있다”고 예상했다.
신문은 방일 관광객의 소비가 줄면 리피터 수요도 줄게 된다며 지속적인 신제품 개발과 함께 품질에 대한 신뢰를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