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솔론 예비입찰 접수 기한 넘겨…시장 반응 ‘싸늘’
산업은행이 자회사 정리를 선언한 이후 처음으로 진행된 자회사 매각 입찰에서 참패했다.
1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넥솔론 예비입찰 마감일인 이날 단 한 곳도 매각주관사인 삼일회계법인에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하지 않았다. 삼일회계법인 쪽에서 예비입찰 시한을 연기할 것이란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지만, 일단 매각 공고 시한은 넘긴 것이다.
박원철 서울중앙지법 파산공보 판사는 “통상적으로 법정관리 인수합병(M&A) 과정에서 예비입찰 기한을 늘리는 경우는 없다”면서 “예비입찰 참여 기업이 없다 하더라도 본입찰에 참여할 여지가 있기 때문에 매각 프로세스는 그대로 진행된다”고 설명했다.
단 한 곳도 의향서를 제출하지 않았다는 것은 그만큼 시장 반응이 싸늘했다는 의미다.
태양광업체인 넥솔론의 최대주주는 산업은행이다.
2008년 영업이익 141억원으로 시작한 넥솔론은 2010년까지 3년간 영업이익이 480억원으로 크게 증가했지만, 2011년 226억원의 첫 영업손실을 기록한 이후 부진을 거듭했다. 2012년에는 1000억원이 넘는 손실을, 지난해에는 78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완전자본잠식에 빠진 넥솔론은 만기 도래하는 1500여억원의 사채 및 차입금을 변제하지 못했고, 결국 법정관리를 신청해 관련 절차에 돌입했다.
이 과정에서 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만기가 도래하는 대출채권 중 552억원 규모를 출자전환하는 과정에서 넥솔론의 최대주주가 됐다.
산은은 9월말 기준 35.05%(5524만3205주)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2대주주는 OCI로 11.66%(1837만7326주)의 지분을 갖고 있다.
앞서 넥솔론의 법정관리를 맡은 서울중앙지방법원 제6파산부는 지난달 16일 제3자 인수 추진 방식(제3자 배정 유상증자)의 매각공고를 허가했다. 하지만 한 달간의 입찰 기간에 단 한 곳의 투자자도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최대주주인 산은은 대우조선해양 대규모 부실 사태 이후 적극적인 자회사 관리와 매각을 선언했다. 자회사 관리에 태만했다는 지적에서다.
업계는 넥솔론의 예비입찰이 연장된다 하더라도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관측했다. 태양광발전 사업 자체가 전 세계적으로 정체된 상황인 데다, 중국에서 쏟아지는 물량과 낮은 가격 정책으로 인해 수익성 확보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한화큐셀, OCI 등 당초 인수전에 참여할 것으로 거론된 잠재 후보군과 중국 업체들이 이번 예비입찰에 참여하지 않은 것도 태양광 산업에 대한 불확실성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산은이 자회사 매각에 상당히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산은 자회사들이 대부분 부실한 데다, 이런 산은 특유의 관료주의까지 겹쳐 다른 자회사 매각도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