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SDPA 전국 서비스 조기 실시, 불안정한 통화품질로 ‘부작용’
차세대 이동통신 시장의 패권 싸움이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선두 SK텔레콤의 입지가 위협받고 있다.
KTF가 차세대 이통시장에 ‘올인’ 전략을 펼치며 HSDPA(고속하향패킷접속) 서비스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자 SK텔레콤이 HSDPA 전국 서비스 시기를 당초 6월에서 3월말로 급수정하면서 견제에 나섰다.
SK텔레콤은 HSDPA 서비스에 대해 그동안 ‘신중한’ 입장을 고수해 왔다. 이유는 식별번호가 '010'으로 통합이 되는데다 3세대에서는 2세대와 같이 800MHz라는 우수한 주파수 조건이 주어지지 않기 때문에 자칫 이통시장의 패권을 KTF에 내줄 수도 있다는 판단에서다.
반면, KTF는 HSDPA 서비스가 2GHz 주파수대역을 사용하기 때문에 SK텔레콤과 동일한 조건에서 경쟁할 수 있어 HSDPA 시장 선점을 통한 차세대 이통시장의 패권을 노리고 있다.
하지만 HSDPA 망 구축에서부터 통화품질까지 SK텔레콤이 다소 불리한 상황이어서 업계에서는 KTF가 초반 기선제압에 성공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2세대에서 1.8Ghz 주파수대역을 사용하고 있는 KTF는 3G 기지국 구축에 그만큼 유리하지만 800MHz 주파수대역을 사용하고 있는 SK텔레콤은 2GHz 대역의 HSDPA 망 구축이 적잖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SK텔레콤과 KTF 모두 인구 대비 99% 수준의 전국 서비스를 내세우며 HSDPA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지만 초기 불안정한 통화품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스템 점검, 중계기 설치 등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특히 SK텔레콤의 HSDPA 서비스인 ‘3G+'의 경우 2세대 서비스와 달리 불안정한 통화품질로 가입자들을 실망시키고 있다.
2세대에서는 800MHz의 유리한 주파수로 ‘지하, 엘리베이터 등에서도 잘 터지는 이통서비스’로 ‘011’의 아성을 쌓았던 SK텔레콤이 2GHz 주파수를 사용하는 3세대 서비스에서는 ‘통화권 이탈’ 서비스라는 불명예를 안을 위기에 놓였다.
SK텔레콤이 KTF를 견제하기 위해 HSDPA 전국 서비스를 당초보다 3개월 정도 앞당겨 개시했지만 이에 따른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는 것.
우선 HSDPA 전용단말기가 없어 가격이 비싸고 크기가 큰 DBDM(듀얼밴드듀얼모드) 단말기를 사용해야 하는데다 3G 음영지역에서는 2G로 전환해 사용할 수 있지만 2세대 서비스에 비해서 통화품질이 불안정해 소비자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또한 수도권과 대도시 위주로 HSDPA 망이 집중돼 있어 지방에서는 통화품질 더욱 불안정한 실정이다.
이달 초 SK텔레콤의 HSDPA 서비스에 가입한 최모씨는 “KTF가 영상통화가 가능한 HSDPA 서비스를 먼저 시작했지만 SK텔레콤의 통화품질을 믿고 가입했는데 통화가 안되거나 끊기는 지역이 많아 매우 실망스럽다”며 “기지국이나 중계기 등을 완벽하게 구축하지도 않은 채 서비스를 서둘러 런칭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그동안 2세대에서 전파 도달거리, 회절성 등 주파수 효율이 좋은 800MHz 주파수를 독점하면서 최고의 통화품질을 자랑했던 SK텔레콤이 HSDPA 전국 서비스를 무리하게 추진해 오히려 이미지에 흠집을 내고 있어 '011'의 아성이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