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증시의 '맏형'이라 불리우고, 혹자는 조지오웰의 소설에 빗대어 '빅브라더'라는 수식어를 가져다 붙이기도 한다. 자본시장인 증권가에서 삼성전자를 일컫는 말이다.
주식시장이 연일 사상최고치 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1분기 어닝시즌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 삼성전자 실적발표날이 밝았다.
올해 1분기 어닝시즌을 관전하는 주식시장의 시선은 '과거는 묻지 않는다'는 입장이 굳혀지고 있다. 과거의 실적보다는 미래의 실적을 반영하고 있다는 의미다.
지난 10일 실적을 발표한 LG필립스LCD가 대표적이었다. 비록 적자를 기록했지만 시장의 예상치와 크게 벗어나지 않았고, 하반기 흑자전환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이틀날 큰 폭의 주가상승을 보였다.
삼성전자의 실적에 대한 눈높이도 많이 낮춰진 상태이기 때문에, 시장을 실망시키는 수준은 아닐 것으로 보인다. 금융정보제공업체 Fn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지난주 1조6000억원에서 현재 1조5000억원으로 낮아졌다.
삼성전자가 예상치에 부합하는 실적을 발표한다면, 주식시장에는 또한번의 호재가 될수 것으로 보인다. 설령, 예상치를 밑도는 실적이 나왔더라도, 2분기 바닥론(2분기를 저점으로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에 근거해 대기 매수세를 형성했던 자금의 유입을 기대해볼 여지가 있다.
삼성전자 주가 자체적으로도 최근의 지루한 박스권을 탈피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구체적인 향후 실적 개선이 가시화되기 전까지는 긍정적 재료로서의 역할도 제한적일 수 있다는 점은 염두해야 한다. 삼성전자의 1분기 실적은 오전 10시경에 발표될 예정이다.
다음은 13일 국내증권사들의 시황분석 요약이다.
▲우리투자증권 박성훈
-주식을 매수하려고 할 때 1차적인 관심 대상은 지난 1분기에 이어 실적이 꾸준하게 좋아지거나 앞으로 좋아질 업종(종목)에 여전히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다. 최근까지 시장을 주도했던 철강, 조선, 기계, 화학, 금융주에 이어 앞으로 실적이 개선되며 주가가 상승할 것으로 기대되는 금융, 경기민감주(IT주 등)에 대해서는 점진적으로 비중을 확대하는 전략이 좋아 보인다.
▲키움증권 전지원
-급격한 상승으로 단기 이격이 확대된 만큼 기술적 조정의 가능성을 배재할 수는 없다. 하지만 글로벌 증시의 상승흐름을 훼손할 만한 뚜렷한 악재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또한 1500 안착에 대한 확신이 높아질 경우 주식형 펀드로부터의 자금유출은 완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따라서 추세지속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조정시 지수관련주에 대한 분할 매수전략을 고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미래에셋증권 이진우
-현재 우리 주식시장은 2차 리레이팅의 시험대에 오른 것으로 보여진다. 과거 한국증시의 밸류에이션 고점으로 작용했던 PER 11배 근접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미 FTA타결, 국가 신용등급 상향조정 기대감과 같은 중장기성 재료들을 차치하더라도 그 가능성은 높다는 판단이다. 외국인의 매수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데다 통상 지수의 고점과 일치했던 IT업종이 이제는 바닥을 확인하며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새로운 지수대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가지기 보다는 역설적으로 IT업종의 바닥확인이 필요한 때이다. 소재, 산업재, 에너지 섹터에 대한 관심을 지속하되 IT업종에 대한 분할 매수 전략이 유리해 보이는 시점이다.
▲삼성증권 안태강
-최근의 수익률 게임은 상대적으로 저평가돼 있는 쪽에 유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내부적으로는 후발주의 재평가를, 글로벌 증시 흐름상에서는 한국 증시의 재평가를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종목 슬립화로 시장을 맞기 보다는 후발 주자를 포함하는 전략이 유효할 것이다. 단기 트레이딩 종목과 중기 비중 확대 종목을 구분하는 이원화된 대응 전략의 구사도 필요할 것으로 본다.
▲대한투자증권 김대열
-투자심리도가 80%를 기록해 기술적으로 단기 급등에 대한 부담이 지속되고 있으며 사상 최고치라는 가격부담이 점증하고 어 이를 극복할 수 있는 추가 모멘텀 내지는 유동성 보강이 필요해 보인다. 따라서 단기적으로는 이머징마켓증시의 상승을 이끌고 있는 중국증시의 추세가 중요하며, 중기적으로는 경기 둔화에도 불구하고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로 정책적 입지가 좁아지고 있는 미 증시 동향에 주목하는 시장접근이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