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진율 높은 발라스트포인트를 바탕으로 미국 시장 공략
미국 주류업체 콘스텔레이션브랜드가 미국 맥주업체 발라스트포인트를 10억 달러(약 1조1723억원)에 인수한다고 16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이는 미국 내 맥주업계의 인수·합병(M&A) 규모 중 가장 큰 것이며, 세계 최대 맥주업체인 AB인베브의 사브밀러 인수, 캐나다 몰슨쿠어스의 밀러쿠어스 지분 인수, 네덜란드 하이네켄의 미국 라구니타스 지분 인수 등에 이어 글로벌 맥주업계의 네 번째 ‘빅딜’이다.
이번 M&A는 지난달 콘스텔레이션의 기업공개(IPO) 이후 나온 것이다. AB인베브가 미국 시장 의존도를 줄이고 신흥국 공략을 위해 사브밀러를 선택했다면 콘스텔레이션은 미국 시장을 공략하고자 발라스트포인트를 택했다.
최근 미국 소비자 사이에서는 값이 싼 일반 생맥주(Draft beer)보다 상대적으로 고가이지만 풍미가 진한 수제맥주인 크래프트 맥주(Craft beer)를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 미국양조협회는 오는 2020년께 1000억 달러 규모의 맥주시장에서 IPA와 같은 수제맥주 시장 점유율이 20%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러한 소비 트렌드의 중심에 발라스트포인트가 있다. 발라스트포인트는 크래프트 맥주 생산업체다. 발라스트포인트는 다량의 홉을 넣어 도수가 높고 쓴맛이 강한 수제 맥주인 IPA 브랜드 ‘스컬핀(Sculpin)’으로 유명하다. 스컬핀은 일반 상점에서 10.99달러에 판매된다. 경쟁업체 맥주가 2~3달러인 것을 감안하면 5배가 넘는 가격이지만 소비자들 사이에 입소문이 나면서 꾸준한 판매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높은 가격 덕에 마진율도 높다. 발라스트포인트는 올해 상반기에만 생산량을 2배로 늘렸고, 같은 기간 11만8831배럴을 판매하며 5170만 달러의 순매출을 올렸다. 배럴당 357.66달러의 매출을 올린 셈이다. 경쟁업체들이 1배럴의 맥주 판매로 거둬들이는 매출은 270억 달러다.
콘스텔레이션은 원래 와인 생산·판매업체로 유명하다. 회사는 이번 인수를 통해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맥주 사업부의 성장률을 두자릿수로 끌어올리겠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