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막을 올린 국제게임전시회 지스타(G-STAR)의 조직위원회는 올해도 '역대 최대 규모'를 강조했다.
실제로 지스타 참가업체와 부스 규모는 2012년 434개사·2천111부스에서 매년 조금씩 증가해 올해 633개사·2천636부스로 늘었다.
그러나 전시회 규모가 이처럼 외형적으로는 커지고 있음에도 볼거리의 다양성은 해마다 후퇴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반 관람객을 대상으로 한 BTC관은 부스 개수가 1천450개로 작년보다 53개 늘기는 했으나 실제 참가업체 수는 거꾸로 줄고 있다.
특히 모바일 게임업체들의 이탈 움직임이 두드러진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넷마블게임즈(넷마블)다.
넷마블은 게임산업의 패권이 PC온라인에서 모바일로 급격히 이동하는 시장 상황에 가장 잘 적응한 업체로 꼽힌다. 내놓는 게임마다 소위 대박을 터트리면서 업계에는 '넷마블 성공비결'을 배우려는 움직임이 일기도 했다.
지난 12일 기준으로 구글플레이 스토어 '최고 매출 게임' 상위 10개 가운데 넷마블 게임은 모두의마블(1위), 이데아(2위), 세븐나이츠(3위) 등 총 6개에 달한다.
지스타 개막 전날 열린 대한민국게임대상 시상식에서는 대표작 레이븐으로 대상(대통령상)을 포함해 무려 6개의 상을 휩쓸기도 했다.
그러나 정작 지스타 전시장에서 넷마블은 종적을 감췄다.
넷마블은 2012년과 2013년 기업을 대상으로 한 BTB 전시관을 운영했으나 작년과 올해는 BTB는 물론 BTC관도 꾸리지 않았다. 몇몇 업체는 출품은 하지 않더라도 벡스코 앞 광장에서 별도의 이벤트 행사를 열기도 했지만 넷마블은 이마저도 포기했다.
컴투스, 게임빌, 스마일게이트 등 다른 모바일게임사들도 일부만 BTB관을 마련했을 뿐 대부분 BTC 전시관에는 발을 들이지 않았다.
이를 두고 업계 일각에서는 모바일게임사들이 수익내기에만 골몰한 데 따른 결과라는 비판이 나온다.
BTC관에 조그만 규모의 부스라도 차리려면 못해도 수억원이 들어가는데 굳이 '헛돈'을 쓸 필요가 없다는 경영진의 판단 때문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BTC 전시장에 300부스 규모의 전시장을 차린 넥슨의 경우 수십억원의 비용이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지스타 전시장에서 만난 한 게임개발사 관계자는 "영세 업체는 물론이고 덩치가 커진 모바일 게임사들도 이제는 BTC 전시장을 꾸리려 하지 않는다"면서 "파트너사와 실제 계약이 이뤄지는 BTB관은 참가업체 수가 매년 늘어나는 것과 대조된다"고 말했다.
이러한 모바일게임사들의 지스타 이탈 움직임은 올해로 11년째를 맞은 지스타 자체의 한계 때문이라는 목소리도 있다. 2005년 첫 문을 연 지스타는 당시 중흥기였던 PC온라인게임 위주로 전시 골격이 갖춰졌는데 10년이 넘도록 그 전시 구조와 관행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모바일게임 자체가 관람객을 상대로 '전시'하기에는 부적합한 게임장르라는 시각도 있다. 실제로 넥슨은 이번 지스타에서 총 8종의 모바일 게임을 선보였는데 스마트폰을 줄줄이 늘어놓는 뻔한 전시 콘셉트에서 더 나아가지 못했다. 관람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던 건 '서든어택2' 등 온라인 게임 전시관이었다.
모바일 게임이 업계의 대세로 떠오른 이상 이들이 국내 최대 게임축제인 지스타의 주인공이 되게 하려면 지스타의 전시 관행부터 뜯어고쳐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린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는 이야기다.
국내 대형 게임사 관계자는 "모바일게임은 온라인게임에 비해 전시관을 꾸리기가 어려운 측면이 있다"면서 "모바일게임사들도 이제 지스타에 나설 수 있도록 조직위와 업계가 손잡고 전시 구조 자체를 개혁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