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특허에 관한 상호 간 통상실시권 허여 결정… 쿠션 분쟁 종지부 ‘협력’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과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이 손을 잡았다.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특허 전쟁을 끝내고, 서로의 약점을 보완ㆍ강화하고 나선 것이다.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은 각사가 보유하고 있는 화장품 및 생활용품 분야의 등록특허에 관한 상호 간 통상실시권 허여 계약을 체결했다고 12일 밝혔다. 통상실시권 허여란 등록특허의 특허권자가 다른 사람에게도 일정한 범위 안에서 해당 특허를 사용할 수 있는 권리를 허락하는 제도다.
이번 계약을 통해 양사는 특허 관련 소송을 취하하면서 3년간 이어진 쿠션 특허 전쟁에 종지부를 찍었다. 또 이번 계약을 계기로 두 회사의 특허 관련 소송도 취하됐다. 아모레퍼시픽은 2012년 9월 자외선 차단 화장품 관련 기술의 특허를 침해당했다며 LG생활건강을 상대로 특허권침해금지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LG생활건강은 아모레퍼시픽을 상대로 특허권 무효 맞소송을 제기해 법정 싸움을 벌여왔다.
아모레퍼시픽은 LG생활건강에게 쿠션 화장품에 적용된 특허에 대한 통상실시권을, LG생활건강은 아모레퍼시픽에게 치아미백패치에 적용된 특허에 대한 통상실시권을 허여하기로 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양사가 수년간 이어온 특허 분쟁을 종결, K뷰티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긍정적인 계기를 마련했다”며 “향후 화장품, 생활용품 분야의 일부 등록특허를 서로간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이들이 약점 보완을 위해 손을 잡은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차석용 부회장에게 약점은 쿠션이며, 서경배 회장에게 약점은 생활용품이다.
LG생활건강은 아모레퍼시픽보다 뒤늦게 쿠션 제품을 출시하면서 계속 특허 소송에 시달려왔다. 세계 세계 색조 시장이 쿠션을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 같은 잦은 소송은 글로벌 경쟁력을 저해할 수 밖에 없다.
아모레퍼시픽은 생활용품 분야에 있어 LG생활건강보다 항상 뒤쳐져있다. 지난 3분기 LG생건은 매출(1조3868억원)과 영업이익(1902억원) 모두 아모레퍼시픽을 앞질렀다. 성장비결은 생활용품이다.
LG생건의 지난해 생활용품 매출은 1조5000억원으로 전체의 32%를 넘을 만큼 비중이 높다. 반면 화장품 매출 비중이 높은 아모레퍼시픽은 오설록을 포함한 생활용품 매출이 4665억(2014년)으로 전체 매출의 10%를 조금 넘는다.
이와 관련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서로 주고 받으면서 경쟁력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K뷰티 시대를 선도하고 있는 두 업체의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