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노후 안전판인 국민연금제도가 재정적으로 장기간 지속할 수 있게 하려면 보험료를 단계적으로 올리거나 보험료를 거두는 방식을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4일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국민연금연구원 연구팀(정인영·김헌수 박사)은 ‘한국연금제도의 장기 지속성 제고방안’이란 보고서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현재 국민연금은 부분 적립방식으로 운영된다. 직장ㆍ지역 가입자로부터 보험료를 거둬서 쌓은 연금 기금에 기금운용으로 거둔 수익을 더해서 수급자에게 연금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그렇다 보니 장기적으로는 기금이 바닥을 드러낼 수밖에 없다.
보험요율에 견줘 연금 급여 수준이 높은 데다, 급속한 고령화로 말미암아 보험료를 내는 가입자 수의 증가 속도보다 연금을 받는 수급자 수의 증가 속도가 더 빠르기 때문이다.
국민연금 장기 재정 추계를 보면 올해 500조원인 국민연금 기금은 당분간 계속 늘어나 2043년에는 2561조원으로 정점을 찍는다. 하지만 2044년부터 점차 줄어들다가 2060년에는 고갈된다.
연구팀은 만약 현행대로 부분 적립방식을 유지한다면 기금 고갈이 불가피한 만큼, 미래 세대의 재정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보험요율을 단계적으로 올리는 방안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국민연금 보험요율은 9%이나 연구팀은 국민연금 재정계산 추계기간 마지막 연도(2083년) 기준 ‘기금적립 배율 2배 이상 유지’를 목표로 설정할 때, 보험요율을 12.9%로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고 제시했다.
다만 보험요율을 빨리 급격하게 올리면 국민연금기금의 규모가 너무 커지는 이른바 ‘기금 공룡화’의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한 연구팀은 결국 대부분의 연금 선진국처럼 한 해 보험료를 거둬서 그해에 연금을 지급하는 부과방식으로 전환할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현행 부분 적립방식에서 보험요율을 올리는 데는 한계가 있으며, 기금고갈은 피할 수 없는 운명인 탓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