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수출은 49년 만에 최저
한국 무역의 중국 의존도가 점점 커지고 있다. 중국에 대한 수출 비중이 커지면서 교역 의존도가 처음으로 23%에 달했다. 반면 엔저 여파와 한일 관계 냉각 등으로 일본과의 교역 비중은 반세기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2일 산업통상자원부와 통계청에 따르면 올 들어 9월까지 누적 기준으로 대(對)중국 수출액은 1021억 달러로 우리나라 전체 수출액(3969억 달러)에서 25.7%를 차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25.0%보다 비중이 커졌다.
중국 수출 비중이 높아지면서 수출과 수입을 합친 교역 의존도도 높아지는 추세다. 올해 1~3분기 교역 규모는 7276억 달러로, 이 중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3.2%였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21.4%)보다 1.8%포인트 높아진 수준으로 대중(對中) 교역 비중은 처음으로 23%대를 돌파했다.
반면 올해 3분기 누적 기준으로 일본으로의 수출액은 543억 달러로, 수출 비중은 전년 동기 5.7%에서 4.9%로 0.8%포인트나 줄었다.
이처럼 일본에 대한 수출 비중이 낮은 수준으로 떨어진 것은 관련 통계가 나오기 시작한 1965년 이후 49년 만에 처음이다. 이는 엔저가 가속화하면서 한국 제품의 대일 가격 경쟁력이 떨어진 게 주효했다. 과거사 문제를 두고 한ㆍ일 양국 간 갈등의 골도 깊어지면서 경제협력 관계가 냉각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
문제는 중국이 수출 주도형 경제 운영 방식을 내수시장과 서비스업 중심으로 바꾸는 ‘신창타이’를 제창하고 경제 성장도 둔화하면서 중국에 대한 수출 전망에 먹구름이 끼고 있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중국 성장 둔화에 따른 수출 부진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으로의 쏠림현상이 심화하고 있다는 점은 우려스러운 대목이라고 입을 모은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중국 국내총생산(GDP)이 1% 하락하면 우리나라 GDP는 0.21% 감소하고 경상수지도 0.16%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이 중국 외의 신흥 수출시장을 개척하고 대중 수출은 투자보다 소비와 관련된 부분에 집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신승관 국제무역연구원 동향분석실장은 “중국 경제가 수출에서 내수 중심 경제로 바뀌는 게 확실한 만큼 소비재와 서비스 쪽으로 대중 수출의 무게추를 옮겨야 한다”며 “중장기적으로 수출 지역 다변화도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