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회복세에 찬물 끼얹는 ‘수출’…경제 버팀목에서 악재로 ‘곤두박질’, 왜?

입력 2015-11-01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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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유가ㆍ글로벌 경기 둔화 영향…미 기준금리 인상 등 불확실성도 여전

한국 경제를 지탱해 오던 수출이 위험 수위에 다다른 모습이다. 지난달 우리나라의 수출은 올해 들어 가장 큰 감소율을 기록하며 6년 만에 최대 낙폭을 나타냈다.

올해 내내 마이너스 성장으로 부진을 면치 못하던 저유가와 글로벌 경기 둔화라는 직격탄을 맞고 하반기에도 하락세가 깊어지고 있다. 급기야 3분기 들어 나타난 내수 회복세에도 찬물을 끼얹으며 한국경제 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는 형국이 됐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따르면 10월 수출액은 435억 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15.8% 감소했다. 이는 올해 중 최대 낙폭 기록했던 8월 수출액(-14.7%)의 감소폭보다 1.1%포인트 높은 수치로 연중 가장 높은 감소율이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직후인 2009년 8월 20.9%가 감소한 이후 6년 만의 최대 감소폭이기도 하다. 불과 2개월만에 수출액 6년 만의 최대 낙폭 기록을 경신한 셈이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최근 “수출이 회복되면 앞으로 연 3% 후반대 성장도 가능하다”고 밝히는 등 정부는 반등에 기대를 걸고 있지만 오히려 감소폭이 확대된 것이다.

이처럼 10월 수출이 크게 부진한 것은 저유가와 글로벌 경기부진에 따른 세계교역 감소의 악영향이 더욱 커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수출여건이 악화되면서 단가(-7.1%)가 감소한 동시에, 수출 물량(-9.4%) 자체도 1년 전보다 9.4%나 줄었다. 수출 물량이 감소한 것은 지난 5월 3.1% 감소 이후 5개월 만에 처음이다.

실제 유가영향 품목인 석유제품과 석유화학 분야의 감소폭이 크게 늘었다. 저유가에 시달리던 석유화학과 석유제품 공장 상당수는 공교롭게 10월 들어 정기시설 보수에 들어가면서 석유제품은 19억달러 줄어든 44.9%, 석유화학은 14억달러 줄어든 31.6%의 감소세를 기록했다.

선박 부문의 부진이라는 악재도 만만치 않았다. 최근 조선업 구조조정의 원인이 되고 있는 선박 해양플랜트의 경우 지난해 10월에는 3척의 실적을 올렸지만 올해는 한 건도 수출하지 못했다. 이로 인해 상선 위주로 수출이 이뤄지면서 작년 대비 29억 달러(-63.7%)나 크게 감소했다.

여기에 지난해 10월 사상 최대 수출규모인 516억달러를 달성한 기저효과까지 겹쳤다. 10월 수출액이 지난 9월과 거의 같았음에도 하락폭이 9월 -8.4%에서 -15.8%로 커진 것은 이 때문이다.

그러나 선박 고전 등의 일시적 요인과 기저효과 등을 고려하더라도 수출에 심각한 경고등이 켜졌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휴대전화 등 무선통신기기 분야를 빼면 주력 품목인 자동차, 철강 등이 대부분 고전하고 있으며 베트남을 제외한 중국, 미국, 유럽연합(EU) 등 주요 수출 시장에서도 맥을 못추고 있어서다.

지난 9월의 전체 산업생산은 전달에 비해 2.4% 늘어나며 4년6개월(54개월)만에 최고 증가폭을 기록했다. 자동차 개별소비세 인하 등 내수 진작을 위한 정부 정책이 효과를 나타내고 추석 연휴가 이어지면서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하지만 좀처럼 볕이 들지 않는 수출이 내수 경기회복세의 발목을 잡으면서 전체 한국 경제경제 성장률을 깎아내릴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기업이 체감하는 수출 경기도 어둡기만 하다. 지난달 30일 한국은행이 내놓은 10월 제조업의 업황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보면 수출BSI는 80으로 9월(81)보다 1포인트 떨어졌다. 11월 수출전망BSI는 81로, 10월 전망치보다 3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더욱 문제는 하반기에도 수출이 개선될 가능성이 그리 높지 않다는 점이다. 대외적으로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불확실성, 중국 경제의 부진 등이 경기 회복을 제약할 수 있다. 중국의 경기둔화가 심화돼 우리나라 수출에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치면 광공업생산 여건은 더 나빠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정부도 수출 확대를 위해 여러 방면에서 노력을 기울이지만 경기 불황이 세계 전체에서 이어지는 형국이라 뾰족한 해답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다만 정부는 11월에는 10월보다 수출 여건이 다소 나아지리라고 기대하고 있다. 10월에 한 건도 기록하지 못한 해양플랜트 부문 수출이 예정돼 있고 저유가의 영향을 받는 품목의 수출 감소폭이 완화되리라는 이유에서다.

산업부는 이란 등 경제제재 해제 국가 등을 중심으로 수출 시장을 다각화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화장품, 의약품 등 유망 소비재 수출 품목 발굴을 통해 중간재에 편중된 수출 구조도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가기로 했다.

다만 선박이나 자동차 등의 하락세가 워낙 강해 단기간에 전반적으로 수출을 반등시키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산업통상자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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