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전업 개편] 영세 환전업자 난립 ... 자금세탁ㆍ환치기 등 불법거래 급증

입력 2015-10-29 14:03수정 2015-10-29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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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환전업자에 소액 이체를 허용하고 감독체계를 개편 한 것은 외국인 근로자의 불법송금 통로로 활용되던 환전업을 양성화 하기 위한 것이다.

29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환전업자는 2014년 말 기준 1387개로 매년 큰 폭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중국 관광객 증가로 위안화 등에 대한 매입금액은 지난해 2분기 1억3000만달러에서 올 1분기 3억7000만달러으로 크게 증가했다. 영업지역도 중국인 거주지역인 영등포·구로 일대와 명동 일대 관광지를 중심으로 성업하고 있다.

환전업이 이같이 성행하는 이유는 은행에 비해 높은 매입환율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특정지역에 밀집된 환전업자 간 경쟁에서 고객으로 부터 다량의 외화를 매입하기 위해 높은 매입환율을 제공하는 데 기인한 것”이라고 보고 있다.

환전업 활성화 이면에는 외국인 근로자의 불법송금과 범죄자금의 송금 등 외환분야 불법거래의 통로로 활용되는 점도 있다.

높은 은행송금 수수료와 기일소요, 언어소통 문제 등으로 외국인 근로자들은 은행 대신 환전업자를 통한 불법 송금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실제 송금수수료의 경우 은행은 건당 3~4만원인데 비해 환전업자는 건당 1만원 내외만 부과하며 신원확인도 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소요 시간도 은행은 1~3일에 비해 환전업자는 30분 내외 밖에 걸리지 않는다.

환전장부를 허위 작성하는 등 보고실적에 대한 검증도 미흡한 상황이다. 은행 전산에서 환전업자의 외국환은행 매입·매각 실적과 환전장부와 대조해 큰 차이가 없을 경우에는 환전업자가 제출한대로 한은에 보고를 하지 않는다.

최근에는 보이스피싱 등 범죄자금의 불법송금 창구로 환전업자가 활용되고 있으나 단속·적발 건수는 미미하다. 경찰청은 범죄수익금 환치기로 연간 4조원이 유출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같이 환전업이 여러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지만 관리 담당 기관인 한국은행의 검사 인력 부족 등으로 검사 기능에는 제약이 따르고 있다.

기재부에 따르면 조사인력 부족 등으로 전체 환전업자의 수검률은 연평균 20% 내외에 불과하며 본부 전담 인력도 2명에 불과하다. 제재수단도 법령 위반 시 등록을 취소할 수 있지만 제한 없이 재등록 할 수 있어 제재 실효성도 없다.

기재부 관계자는 “이번 개편방안으로 외국인 근로자의 환전 및 송금 수요를 제도권 내로 흡수해 지하경제 양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환전업 감독체계 개편과 불법행위에 대한 제재를 강화해 외한거래 일부를 양성화 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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