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기자의 그런데] "합격했다고 동네방네 알렸는데..." 황당한 농협은행 합격자 발표 오류

입력 2015-10-29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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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농협 채용 홈페이지)

바야흐로 취업시즌입니다. 그런데 "합격하셨습니다" 통보를 받았던 응시자들이 불과 몇 시간뒤 합격이 취소된 일이 생겨 논란입니다. NH농협은행 6급 채용과정에서 발생한 일인데요. 28일 농협은행은 서류합격자 2478명의 명단을 서류접수 대행업체인 인크루트에 전달했고, 인크루트는 이들에게 합격통지를 보냈습니다. 이 과정에서 그만 불합격자 1990명에게 '합격했다'는 소식이 날아간 거죠. 인크루트는 실수임을 확인하고는 세 시간만에 다시 정정사실을 발표했습니다.

요즘 같은 취업전쟁에서 '서류합격'이라는 한 줄기 희망을 품었던 이들의 실망은 어마어마했을 겁니다. 발표일까지 내내 마음 졸이다 합격발표를 보고 가족들한테 알리고 기뻐했을 텐데요. 실망한 건 취준생 1990명 뿐만 아니라 그들의 가족이나 가까운 이들까지 포함해야 하는 거겠죠.

농협은행은 29일 "채용대행업체 실수이긴 하지만 책임을 진심으로 통감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합격인 줄 알고 필기시험 문제집을 사거나 인터넷 강의를 이미 신청한 경우도 피해액 전액을 보상해준다고 하고요.

그런데 말입니다. 오류 발표 후 하루가 지나서야 사과와 보상을 발표한 농협은행. 여전히 시험 응시자들을 '을'이라고 생각하는 건 아니겠죠? 채용과정이 SNS로 낱낱이 공유되는 요즘, 까딱했다간 사소한 잘못도 일파만파가 될 수 있습니다. 업체 이미지와 직결되는 건 물론이고요.

눈치 빠른 기업들은 불합격 통보에도 세심한 배려를 보여줍니다. 불합격자에게 "보내주신 이야기들 모두 멋졌다. 저 또한 취업 준비생 시절 수차례 고배를 마셨다"는 위로 메일을 보낸 채용담당자의 이야기는 취준생들 사이에서 미담으로 전해지고 있죠. OO그룹은 "OO의 채용과정은 보편적으로 우수한 인재를 선발하는 게 아니라 회사별 직무에 더 적합한 인재를 선발하는 과정입니다"라는 메시지를 보냅니다. 자질이 부족해 떨어진 게 아니라는 '위로'인 거죠.

황당함과 허탈감에 빠져있을 취준생들. 그 마음의 상처는 무엇으로 위로해 줄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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