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분쟁 2라운드] "중국사업 손실 1조 넘어" vs "유통업 특성상 불가피" 공방 (종합)

입력 2015-10-28 14:02

  • 작게보기

  • 기본크기

  • 크게보기

"최근 4년간 중국 주요사업의 매출 실적은 답보상태로, 당기순손실은 매년 지속적으로 증가해 지난해에만 5549억원에 이른다. 중국사업 부실이 회사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에 주주의 지위에서 문제 삼는 것이다." (신동주 측)

"중국사업 부실은 경영진 내부 문제로 불거진 게 아니다. 해외 유사기업들이 모두 중국에 진출하는 상황에서 회사 인지도가 낮아 마진이 낮을 수 밖에 없다. 테스코(TESCO)도 중국에 진출했다가 철수하지 않았나." (신동빈 측)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신동주(61)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과 신동빈(60) 롯데그룹 회장 측이 28일 법정에서 중국사업 부실 책임을 놓고 신경전을 벌였다.

서울중앙지법 민사51부(재판장 조용현 부장판사)는 이날 신격호(93) 롯데그룹 총괄회장과 신동주 전 부회장이 신동빈 회장을 상대로 낸 '회계장부 등 열람 및 등사 가처분신청' 심문기일을 열었다.

신동주 전 부회장 측은 이번 가처분 신청을 통해 회계자료를 확보해 신동빈 회장을 상대로 중국사업 투자 실패에 대한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이다. 신동주 전 부회장 측은 롯데의 중국사업 손실액을 1조원대로 추산하고 있는 반면, 신동빈 회장 측은 3200억여원 선에 불과하다고 반박하고 있다.

◇신동주 측, "중국 사업 손실 1조원 훨씬 넘을 것" 주장

신동주 전 부회장 측 법률대리인은 "중국 주요사업의 매출실적은 답보상태로 특히 손실은 2014년도에 급증해 1조원을 넘어섰다. 현재 주요 종목만 분석해도 이 정도인데 공개되지 않은 것까지 파악하면 훨씬 많을 게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또 "신동빈 회장 측이 롯데쇼핑 적자를 에비타(EBITDA, 법인세 이자 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 기준 1600억원에 불과하다고 말하는데, 이 기준은 회사 인수합병(M&A) 등의 상황에서 기업가치를 측정하기 위해 참고하는 특수 지표에 불과하지 통상적으로 실적을 발표하는 기준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신동빈 측, "중국 손실은 유통업 특성상 불가피" 언급

반면 신동빈 회장 측 법률대리인은 "(중국사업에 대해) 신격호 회장이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추진한 사업이고, 큰 손실이 발생한 점은 유통업 구조 특성에서 기인한 점을 들어 반박했다. 중국개발 정책과 유사기업들의 중국시장 진출로 중국사업이 불가피했던 반면 정부의 부정부패 척결 정책으로 인한 내수침체 등의 문제로 매출 실적이 저조할 수 밖에 없었다는 주장이다.

신동빈 회장 측은 또 "회사 입장에서는 호텔롯데 상장과 면세사업권 심사를 앞두고 중요한 시기에 신동주 회장이 가처분 신청을 냈다. 롯데그룹이 투명한 지배구조를 만들어서 국민기업화 하는 갈림길에 있는 상황에서 (현 경영진을 비방하고 압박할 목적의 이 신청이 인용되면) 예전 경영진들이 복귀에 전근대적인 가업구조로 회귀하자는 것이 아니냐"며 가처분 신청 목적에 대한 의구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법원, 12월 4일 한차례 더 심문기일… 신격호 회장 당사자 제외

재판부는 "양측의 치열한 공방과 방대한 자료 제출에도 불구하고 요구사항이 특정되지 않거나 제대로 소명되지 않았다"며 "4주간 충분한 검토 후 12월 2일 오후 4시에 한차례 더 심문기일을 열겠다"고 밝혔다. "양측이 주장하는 논점이 다양한 데 비해 신청서와 답변서를 보면 본격적인 주장이 부족해 소명절차가 좀 더 필요한 것으로 판단된다"는 이유에서다.

한편 이날 신격호 회장은 가처분 신청 당사자에 이름을 올리지 못하게 됐다. 신동빈 회장 측은 상법상 대표이사 지위를 가지고 있는 신격호 회장이 소송을 낼 수 없다고 주장했고, 재판부는 이 주장을 받아들였다. 따라서 신격호 회장은 감사를 통해 다시 신청을 낸 뒤 한차례 더 열리는 심문기일에서 추가로 주장해야 한다.

신동빈 회장 측이 신격호 회장의 당사자 자격을 문제삼은 것은 신동주 회장 측이 쌓은 법적 분쟁 명문에 흠집을 내기 위해서인 것으로 풀이된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이번 가처분 신청을 통해 신동빈 회장의 중국사업과 관련한 회계장부를 열람하고 위법행위를 찾아내 상대를 압박하는 전략을 세웠다. 가처분 신청인에 신격호 회장이 이름을 올리면서 법적 분쟁의 명분은 신동주 부회장 측이 잡고 시작했다는 분석이 우세한 상황이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댓글
0 / 300
e스튜디오
많이 본 뉴스
뉴스발전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