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해외 전환사채(CB) 2억5000만달러를 상환해야 할 가능성이 대두되면서 ‘약(藥)’이 될지 ‘독(毒)’이 될지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LG전자는 2004년 5월17일 2억5000만달러 규모의 만기 3년짜리 45회차 해외 CB를 발행했다. 표면이자율 0.00%, 만기이자율 3.96%로 만기에 원금의 112.49%를 상환하는 조건이다.
만기전 풋옵션(발행후 18개월째 액면금액의 106.06%)이나 콜옵션(발행후 2년~만기일 60일 이전 액면금액의 106.06%)을 행사할 수 있었지만 행사되지 않았다.
주식 전환은 2005년 5월18일부터 올 5월17일까지 전환가 9만1840원에 보통주 304만9221주나 GDR(주식예탁증서)로 전환할 수 있다. LG전자 보통주 발행주식의 2.11% 규모다.
현재까지 단 한 주의 주식으로도 전환되지 않아 결국 현재 사채 원금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올 1월31일 5만2200원(종가 기준)까지 하락했던 LG전자 주가는 최근 두드러진 강세 흐름을 보이고 있다. 지난 27일 6만원대를 회복한 데 이어 지난 29일 현재 6만2500원을 기록중이다.
올해 휴대전화 부문의 실적이 크게 좋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등 올 1분기를 저점으로 전체 실적이 개선될 것이란 기대감을 반영하고 있다.
하지만 LG전자의 현 주가는 45회차 해외 CB 전환가에 비해서는 여전히 31.9%(2만9340원)나 낮은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이는 현 주가 수준에서는 차익 메리트가 없어 주식 전환 가능성이 낮다고 볼 수 있다.
반면 LG전자 입장에서는 2개월도 채 남지 않은 행사기간 동안 LG전자 주가가 큰 폭으로 반등하지 않는 한 45회차 해외 CB를 상환해야 할 가능성이 커질 수 밖에 없다는 얘기도 된다. 현실화될 경우에는 물론 주식 전환에 따른 주가 희석화 부담은 줄어든다.
LG전자 관계자는 “전환청구권 행사 기간이 남아있는 만큼 (주식 전환 여부는) 당분간 주가 흐름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또 주식으로 전환되든 원리금을 상환하든 각각의 장단점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