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시멘트 인수한 삼표 견제용 분석 제기…유진 “단순투자”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유진기업과 유진투자증권은 지난 9월 8일부터 지난 6일까지 동양 보통주 327만6269주(지분율 1.37%)를 장내매수했다. 이에 따라 양사의 동양 지분율은 기존 5.67%에서 7.02%로 증가했다.
앞서 유진기업과 유진투자증권은 지난 8월 31일 동양 주식을 첫 매입하기 시작했으며, 유진기업은 지난달 3일 동양 지분율 4.06%로 최대주주로 올랐다.
동양은 지난 5월 동양시멘트 주식 5900만주(54.96%)를 매각하기로 나섰으며, 지난 6월 예비입찰을 거쳐 지난 8월 22일 본입찰을 통해 우선협상대상자로 삼표컨소시엄을 선정했다. 삼표는 지난달 25일 매매대금 약 7943억원을 납입완료했다. 예비입찰 당시 유진기업도 참여했으나 인수 작업에 실패했다.
이에 유진기업의 동양 주식 매입이 삼표를 견제하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업계에서 힘을 얻고 있다.
삼표는 산림골재분야 1위, 레미콘 업계 2위의 건설기초소재 전문기업이다. 이번 동양시멘트 인수를 통해 안정적인 시멘트 공급은 물론 골재→시멘트→레미콘→2차제품으로 이어지는 수직계열화를 완성했다. 시멘트 판매가는 레미콘 원료가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만큼 수직계열화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장기적으로 업계 순위가 변동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한국신용평가는 “삼표는 경쟁업체 대비 높은 원가경쟁력을 확보한 점, 소수의 대기업으로 구성된 시멘트시장과 달리 국내 총 800여개의 중소업체가 경쟁 중인 레미콘시장의 특성 등에 따라 업계 우위를 점하게 됐다”고 평가했다.
향후 유진기업이 동양을 인수할지 주목되는 이유다. 동양은 경상도ㆍ강원도 등지에 레미콘사업을 펼치고 있어, 수도권에 집중된 유진기업이 인수할 경우 레미콘사업의 전국구 확대가 가능하다.
유진기업 관계자는 이와 관련 “인수 가능성은 시기상조이며, 단순투자 목적”이라며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