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디턴 저서 ‘위대한 탈출’ 화제…빈곤에서 탈출하지 못한 대다수의 탈주기

입력 2015-10-13 09:59수정 2015-10-13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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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거스 디턴 교수의 저서 '위대한 탈출' .

영국 출신의 경제학자 앵거스 디턴 프린스턴대 교수가 올해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로 선정되면서 그가 2013년에 펴낸 저서 ‘위대한 탈출(THE GREAT ESCAPE): 불평등은 어떻게 성장을 촉진시키나’가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이 책은 인류가 병마와 빈곤이라는 지옥에서 어떻게 벗어났는가라는 화두를 던지며, 수백년에 걸친 대탈출의 역사를 장대한 스케일로 담아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동안 함께 논의된 적이 거의 없었던 ‘건강과 성장’이라는 두 가지를 동시에 다뤘던 만큼 출간 당시 미국에서도 큰 반향을 일으켰다.

그는 이 책에서 적당한 불평등이 사람들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해 경제를 성장시키고 삶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인구 대국인 중국과 인도를 예로 들어, 가난한 나라가 성장을 하면 그 나라 안에서는 불평등이 늘어날 수 있지만 국민은 전반적으로 가난에서 탈출하면서 전 세계 빈곤이 줄어드는 결과를 가져온다고 설명했다. 즉, 경제 발전은 새로운 불평등을 가져오지만 이는 새로운 성장과 도약의 토대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게 그의 핵심적 주장이다.

디턴은 이 책에서 인류가 병과 빈곤에서의 탈출에 성공한 역사를 큰 진전으로서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오랜 통계에 근거한 그의 논거는 경제학자답게 통계적인 시각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임으로써 독자의 지적 흥미를 자극한다.

그러나 디턴은 인류가 병과 빈곤에서 탈출했다고 해서 무조건 기뻐하진 않는다. 이 책의 제목은 존 스터지스 감독의 미국 영화 ‘대탈주(1963)’에서 유래한다. 이 영화에서는 독일군 포로 수용소에서 탈출에 성공한 미국 병사는 극소수이고, 대다수는 수용소에 남아 살해됐다. 이 책이 주목하는 것도 ‘탈출하지 못한’ 대다수의 존재인 것이다.

성장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빈곤층이 늘어 빈부 격차는 국내, 국가 간에서 동시에 확대되고 있다. 저소득 국가에서는 많은 아이들이 병마와 싸우고 있다. 모든 사람이 병과 빈곤에서 벗어난 것은 아니다. 인류의 성장의 역사는 격차의 역사이기도 한 셈이다. 디턴은 이같은 현실을 냉정하게 묘사했다.

이 책에 대해 아쉬운 것은 그 격차에 어떻게 대응할 지에 대해선 뚜렷한 해답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마지막 부분에서 저소득 국가에 대한 원조방식을 통렬히 비판하며 개혁 방침을 나타내고 있지만 이것만으로는 역부적이라는 것.

또한 성장과 건강에 대한 장황한 서술과는 대조적으로,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에 대한 지원 방식에 대해서는 전체의 15% 정도의 분량 밖에 할애하지 않고 있다는 점도 이 책의 아쉬운 부분으로 지적되고 있다.

다행인 것은 이 책이 인류에게 전하는 메시지는 대체로 낙관적이라는 점이다. 이미 과거에 대탈출에 성공한 경험을 바탕으로 앞으로 발생하는 격차도 해결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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