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은 5일(현지시각) 타결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과 관련해, 피해를 우려에 따른 현지화 대응 전략을 짜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트라(KOTRA)는 이날 미국 진출 기업을 대상으로 TPP 협상 타결로 인한 영향을 조사해 발표했다.
한국은 TPP 12개 회원국 가운데 일본과 멕시코를 제외한 10개국과 이미 양자간 FTA를 체결한 상태라 미국 시장에서는 사실상 일본과의 경쟁이 새롭게 떠오른 주요 변수가 됐다.
발표에 따르면 자동차 부품 기업이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TPP 발효로 관세가 철폐되면 일본 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커지기 때문이다.
다만 코트라는 TPP 역내 국가인 미국이나 멕시코 등에 공장을 둔 기업은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로 디트로이트에 진출한 자동차 부품 회사인 A사는 현지 생산 비중이 높아 심각한 영향을 받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자동차 분야는 국산 차량의 수출에 다소 영향이 생길 것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예상했다.
섬유와 의류 업종은 TPP 타결을 계기로 현지화 전략을 늘린다는 계획이다.
코트라는 특히 관세 혜택을 누리기 위해 TPP 가입국인 베트남을 활용하려는 우리 기업이 더 많아지리라고 예상했다.
석유화학 업종은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역시 현지화 전략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자 업종은 별다른 피해를 보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일본산 TV나 냉장고가 약간의 가격 인하 효과를 얻겠지만 휴대전화 등 정보통신(IT) 주력 품목은 정보기술협정(ITA)에 따라 지금도 관세가 없기 때문이다.
미국 시장에서 일본 제품과 직접적으로 경쟁하지 않는 철강 업종도 영향을 크게 받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일본 제품은 가격대가 높아 관세 인하에 따른 영향이 크지 않다는 것이다.
건설 기자재 등 주로 중국 기업과 경쟁하는 업종들도 중국이 TPP에 참여하지 않고 있어 별다른 피해가 없을 전망이다.
김재홍 코트라 사장은 "TPP로 인해 일부 업종의 피해가 불가피하겠지만 이미 우리 기업들이 현지화, 제품차별화로 대응하고 있다"며 "TPP 타결에 따른 우리 기업의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해외 진출 기업의 TPP 활용 방안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