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차 판매자가 주행거리 표시판이 고장난 사실을 알리지 않고 차량을 판매했다면 구매자는 대금을 돌려받을 수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36단독 남성민 부장판사는 중고차를 구입한 임모씨가 중고차를 판매한 유진건업을 상대로 낸 매매대금 청구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1일 밝혔다.
판결이 확정되면 임씨는 중고차 매매대금 1800만원을 전부 돌려받게 된다.
남 부장판사는 "해당 자동차의 정확한 주행거리를 알 수 없는 상태에서 주행거리 표시판을 수리할 경우 다시 원점에서부터 시작할 수 밖에 없어 정상적인 중고차 거래가 이뤄지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어 "중고차를 다시 되팔기 위해 자동차를 구입한 특장차 매매상 임씨의 입장에서 주행거리 표시판의 고장 여부는 자동차 매매시 중요한 고려 요소"라고 덧붙였다.
남 부장판사는 "임씨가 (매매 전 자동차를 살피는 과정에서) 주행거리 표시판을 제대로 봤더라도 고장 유무까지 알 수 없었던 점을 고려하면 임씨에게 주행거리를 잘못 인식한 데 중대한 과실이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설명했다.
임씨는 지난해 2월 중고차 매매 중개업자를 거쳐 중형 화물차를 1800만원에 구입했다. 자동차를 건네받은 직후 주행거리 표시판이 고장난 사실을 알게 된 임씨는 중개업자에게 매매계약을 취소해달라고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러자 임씨는 원소유주인 유진건업으로부터 소유권을 이전하지 않은 채 지난해 9월 소송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