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리스 시대] ①애플發 모바일 시장 ‘유통 혁명’

입력 2015-10-01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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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월 일정액 내고 새 스마트폰 연간 임대… 애플 ‘아이폰 업그레이드 프로그램’ 도입

스마트폰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른 가운데 제조업체들이 이른바 ‘최신 스마트폰 리스 제도’를 도입하며 모바일 시장에 유통 혁명을 일으키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미국 애플과 삼성전자다. 애플이 지난달 ‘아이폰 업그레이드 프로그램’을 내놓은 데 이어 삼성전자도 ‘갤럭시 스마트폰 리스 프로그램’ 론칭을 준비하고 있다. 이에 T모바일US, 스프린트 등 미국 이동통신 업체들은 앞다퉈 월정액에 최신 스마트폰을 빌려주는 요금제를 포함시키고 있다. 이는 그동안 공생관계였던 디바이스 업계와 이동통신 업계 간에 유통시장 주도권 잡기 경쟁이 치열해질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지난달 9일(현지시간) 애플은 신형 아이폰 공개와 함께 새로운 아이폰을 원하는 소비자를 위해 매달 일정액만 내면 매년 최신폰으로 교체할 수 있도록 하는 ‘아이폰 업그레이드 프로그램’을 도입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최근 미국 이동통신사들이 약정과 보조금 제도를 폐지한 가운데 나온 대책이자 애플 제품에 매료된 일명 ‘애플 마니아’를 위한 정책이기도 하다. 또 유통 과정에서 이동통신사를 배제함으로써 애플만의 생태계를 더욱 굳건히 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아이폰 업그레이드 프로그램은 매월 일정 금액을 내는 대신 최신 아이폰을 빌려서 쓰는 개념이다. 소비자가 매월 내는 금액은 최신 기기일수록 높고, 이전에 출시된 기기일수록 낮다. 또 용량에 따라서도 다르다. 다만 소비자가 최신 아이폰으로 교체 시에는 기존에 쓰던 아이폰을 반납해야 한다는 조건이 붙는다.

예를 들어 소비자가 아이폰 업그레이드 프로그램을 이용하기로 하고 매월 32달러를 1년간 내면 약 389달러에 신형 아이폰을 쓸 수 있다. 지난달 출시된 아이폰6s 16기가바이트(GB)의 가격이 649달러인 점을 감안하면, 원래 가격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에 신제품을 이용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다만 해당 프로그램은 모든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다. 매년 출시되는 최신 아이폰에 관심이 있는 소비자가 대상이다. 휴대전화를 구매하고 2년 이상 장기간 사용하는 소비자에게는 아이폰 업그레이드 프로그램이 별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애플은 자사의 최대 시장인 중국 경제 둔화로 실적 부진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 상황에서 아이폰 업그레이드 프로그램을 내놨다. 이는 (단말기) 유통시장에서 우위를 차지해 최대 수입원인 아이폰의 판매량을 유지하려는 속셈으로 해석된다.

삼성전자 역시 애플과 유사한 스마트폰 리스 제도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이같이 전하며, 애플의 아이폰 업그레이드 프로그램이 성공하면 삼성전자가 조기에 해당 제도를 도입할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포브스는 삼성전자가 미국 이통업계의 정책 변화에 맞춰 리스 프로그램을 도입해 미국에서 갤럭시폰 판매를 늘리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최신의 제품을 사용하고 싶지만 워낙 비싼 가격 탓에 선뜻 구매하지 못했던 소비자 입장에선 스마트폰 리스 제도를 환영하는 분위기다. 특히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도입 이후 고액의 보조금을 받지 못하게 된 한국 소비자 입장에선 제조업계의 단말기 임대 제도가 유용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스마트폰 리스 제도도 일정 기간과 금액으로 움직이는 만큼 100% 완벽하다고 볼 수는 없다고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최신 스마트폰을 원하는 소비자의 니즈(Needs)를 충족시키고 침체하는 스마트폰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는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미국 맥쿼리증권의 케빈 스미든 애널리스트는 최근 보고서에서 “자동차 시장에서 일반화된 리스 제도를 모바일 시장에 도입하면 제조사들은 매출 증대의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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