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붙은 면세점 대전…오너들도 물밑 경쟁

입력 2015-10-01 0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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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부산 시내 면세점 운영권(특허)에 롯데·신세계·SK·두산이 도전한 가운데, 각 그룹 총수들도 기회가 있을 때마다 면세점 사업을 맡아야하는 당위성과 역량을 강조하며 지원 사격에 나섰다.

1일 재계에 따르면 우선 롯데그룹의 신동빈 회장은 최근 면세점 관련 계열사 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면세점은 단순히 상품을 판매하는 사업이 아니라 관광객을 유치하는 국가 기간사업의 성격이 강하다"며 "면세점을 통해 한국 관광업과 경제에 기여할 수 있는 방법을 끊임없이 찾아야한다"고 강조했다.

신 회장은 앞서 지난달 17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롯데면세점은 가장 경쟁력 있는 서비스 업체로, 서비스업의 삼성전자라고 생각한다"며 "특혜를 받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면세점은 쉽게 돈 벌 수 있는 사업이 아니다. 국민의 지지와 응원이 필요하다. 도와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오는 12월 영업특허가 끝나는 롯데면세점 두 곳(서울 소공동 본점·잠실 롯데월드점)의 재승인을 염두에 둔 '호소성' 발언이었다.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도 면세점 사업과 관련한 기자의 질문에 "(면세점 사업이) 특허에 의한 것인만큼 지역 경제에 기여하겠다는 마음으로 지원했다"며 "면세점 사업을 통해 동대문 주변 상권과 함께 발전하는 진정한 상생 모델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두산은 지난달 25일 동대문 두산타워를 앞세워 11~12월 특허가 만료되는 서울 면세점 3곳에 모두 도전했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의 면세점 사업 의지는 이미 지난 상반기 인천 공항면세점 '입성' 과정에서 뚜렷하게 드러난 바 있다.

정 부회장은 인천공항 면세점 사업자로 처음 선정된 뒤 "우리는 백화점, 이마트, 프리미엄 아웃렛 사업 등을 국내에서 처음 시작한 유통 전문기업이기 때문에 역량은 가장 앞서 있다"며 "신세계는 면세점에 대한 대규모 투자와 고용 창출을 통해 경제활성화에 기여하고 면세사업과 지역관광을 연계, 지역경제와 중소상공인과 상생할 수 있는 모델로 개발해야한다"고 역설했다.

지난 7월 1차 서울시내 면세점 대전을 앞두고 아예 면세 사업을 위한 별도법인 '신세계디에프'를 세운 것이나 3개월만에 다시 재도전한 것 모두 정 부회장이 얼마나 면세사업을 중요하게 여기는지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신세계 관계자는 "신세계의 상징은 서울 중구 본점을 다시 한 번 면세점 입지로 내세운 것도 면세 사업에 대한 의지를 반영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세계는 서울 중구 본점으로 현재 롯데와 SK가 운영하는 서울 면세점 3곳을 모두 공격하는 동시에, 부산에서 운영 중인 면세점(파라다이스호텔 내)을 신세계 센텀시티로 확장·이전하는 내용의 사업계획서도 제출했다.

SK도 경영 일선에 복귀한 최태원 회장의 전폭적 지지를 바탕으로 워커힐 면세점 방어와 서울 송파구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 공격에 나섰다.

당초 워커힐 '수성(守城)'에만 주력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실제 신청 마감 결과, 의외로 롯데면세점 특허에까지 도전한 데는 최 회장의 자신감이 반영됐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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