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한국판 블랙 프라이데이’ …소문난 잔치 먹을 것 없다

입력 2015-09-30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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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진 산업2부 기자

“백화점 일해봐서 아는데 한국판 블랙 프라이데이에서 악성 재고 사지 말고 해외 직구하세요”

“한국판 블랙 프라이데이는 사기 수준…원래 가격보다 높게 책정했다가 세일 크게 하는 척”

“한국판 블랙 프라이데이…가을 정기 세일을 이름만 바꾼 것 아닌가요”

오는 10월 1일부터 2주간 열리는 한국판 블랙 프라이데이 세일 행사를 두고 트위터ㆍ페이스북 등 소셜 미디어상에 올라온 글들이다.

소비자들이 유통업체를 두고 비난 목소리를 높이고 있지만 유통업체들도 억울한 입장이다.

올해 열리는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는 사실상 정부 주도하에 열리는 행사다. 지난 22일 산업통상자원부는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정부는 내수 진작과 소비 활성화를 위해 이번 행사를 추진하며, 백화점·대형마트·편의점 등 유통업체와 200여개 전통시장, 16개 온라인쇼핑몰 등 2만7000개 점포가 참여해 업체별로 최대 50~70% 세일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하지만 유통업체들은 한국판 블랙 프라이데이가 미국판과 다르다고 했다. 미국의 블랙 프라이데이 행사는 제조업체들이 참여해 세일에 나서는 것인 반면, 한국은 유통업체가 세일에 나선다는 것이다. 제조 및 판매사들로부터 유통 마진 수익으로 먹고사는 유통업체들이 할인할 수 있는 수준은 정해질 수밖에 없다. 또한 할인 품목이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만한 신상품보다는 이월·재고상품 위주로 나오는 것도 같은 이유다.

정부가 내수 경기 활성화를 위해 전국적으로 유통업체들을 독려하고 나선 것은 가상하다. 그러나 이에 앞서 실제 유통업체들의 목소리는 들어보았는지 짙은 의심을 지울 수 없다.

‘소문난 잔치 먹을 것 없다’는 소리는 올해도 비켜가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이제 소비자들은 매달 열리는 OO데이 행사로 세일행사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 정부가 말이 아닌 꼼꼼하고 발로 뛰는 내수 활성화 추진 계획이 절절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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