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아시아나, 금호고속 3달 만에 3900억원에 되파는 이유는?

입력 2015-09-30 09:22수정 2015-09-30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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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아시아나그룹이 3년 만에 품에 안은 모태기업인 금호고속을 석달 만에 되팔았다. 모태기업인 금호고속 재인수에 심혈을 기울인 가운데 이번 행보로 박삼구 금호아사아나그룹 회장의 속내가 무엇인지 주목된다.

30일 금호아시아나그룹에 따르면 금호터미널은 지난 25일 계열사 금호고속 주식 100%(1000만주)를 칸서스HKB 사모펀드에 3900억원을 받고 재매각하기로 결정했다.

그룹 관계자는 “금호터미널 차입금 상환 및 유동성 확보를 위해 매각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주식 처분일은 오는 10월 2일이며, 금호터미널이나 금호터미널이 지정한 사람이 6개월 뒤부터 2년 3개월 안에 주식을 되살 권리(콜옵션)가 있다.

일각에서는 이와 관련 박 회장이 금호고속 지분을 우호세력인 칸서스HKB에 넘겨 유동성을 확보한 뒤 차후에 금호고속을 되사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을 하고 있다. 또는 금호고속 매각 대금을 금호산업 경영권 지분을 사는 데 쓰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도 나온다.

하지만 후자는 순환출자 문제와 맞물려 쉽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아시아나 출자 구조는 금호산업→아시아나항공→금호터미널→금호고속으로 이어진다. 금호터미널이 금호고속 지분 매각으로 받은 3900억원을 금호산업 인수 자금으로 활용할 경우 금호산업→아시아나항공→금호터미널→금호산업의 새로운 순환출자 구조가 생기게 된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이달 24일 박 회장에게 계열사를 동원해 인수자금을 마련하지 말라는 공문을 보냈다”며 “신규순환출자는 공정거래법상 금지돼 있어 금호산업 인수대금을 마련하기 위해 계열사를 동원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호남 지역이 기반인 금호고속은 금호그룹의 뿌리에 해당하는 회사이지만, 지난 2012년 구조조정 과정에서 매각됐다. 이후 2년의 매각 유예 기간을 거쳐 지난해 매물로 나왔으며,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이때부터 확고한 인수 의지를 보였다.

결국 금호터미널이 지난 5월 26일 금호고속 지분 100%와 금호고속이 보유한 금호리조트 지분 48.8%를 더해 4150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IBK투자증권-케이스톤파트너스 사모펀드와 체결했다. 금호터미널은 6월 22일 공정거래위원회에서 기업결합 승인이 떨어지자 다음 날 잔금 790억원을 납입해 거래를 완료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계약 당시 “모태 기업인 금호고속 재인수를 시작으로 그룹 재건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의지를 표명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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