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살인사건'
‘이태원살인사건’의 피의자 미국인 아더 패터슨(36·사건 당시 18세)이 국내로 송환된 가운데 해당 사건의 진실을 추적한 영화 ‘이태원살인사건’(2009)이 새삼 화제다.
2009년 9월 개봉한 ‘이태원살인사건’은 1997년 4월 3일에 발생한 햄버거 가게 살인사건 실화를 모티브로 한 미스터리 스릴러다.
정진영과 장근석이 주연을 맡은 ‘이태원살인사건’은 영화 속 주인공 이름이나, 사건의 결말은 실제 사건과 무관하게 영화적으로 재구성했다.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1997년 4월 밤 10시경, 이태원 햄버거 가게 화장실에선 참혹한 살인 사건이 발생했다. 무고한 시민이었던 대학생을 10대 미성년자 한국계 미국인들이 살해한 것이다.
피의자들은 재미로 사람을 죽여 놓고 거짓말을 일삼는다. 살인도 법정도 게임으로 아는 잔인한 두 녀석들은 법정을 조롱할 만큼 여유롭다. 이에 사건 조사자 박대식 검사는 “내가 꼭 범인을 잡고 만다. 이젠 더 이상 너희들에게 당하지 않겠다”고 다짐한다.
용의자 피어슨과 알렉스는 “우리가 죽였어요. 근데 나는 안 죽였어요”라며 “우린 둘 다 약이랑 술에 취했다. 단지 코리안 한 명 죽었을 뿐인데, 이런 난리냐. 내가 더 화끈한 걸 보여줄 걸 그랬어. 난 지금 유유히 풀려나서 잘 살고 있지. 그날의 진실, 진짜 누가 죽였는지 알고 싶니?”라고 되묻는다.
‘이태원살인사건’은 영화 자체로 해당 사건에 대한 전 국민적 관심을 불러일으켰고, 사법 당국의 올바른 수사를 촉구했다.
한편 송환된 아더 패터슨은 주한 미군 군속의 아들로 한국에 머무르던 1997년 4월 이태원의 햄버거 가게 화장실에서 대학생 조모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았다. 검찰은 당시 패터슨과 함께 있던 다른 미국인 A씨를 범인으로 지목해 재판에 넘겼으나 무죄 판결을 받았다.
법원이 한 명에 대해 무죄를 선고하면서 범인은 자연스럽게 패터슨으로 바뀌었다. 피해자 조씨 부모가 고소하면서 검찰은 패터슨의 살인 혐의에 대해 수사를 재개했다. 하지만 패터슨도 1998년 8·15 특사로 석방된 뒤 다음해 8월 출국금지가 연장되지 않은 틈을 타 미국으로 도주했다.
검찰은 2009년 이 사건을 전면 재수사해 조씨를 살해한 진범은 A씨가 아니라 패터슨이라는 결론을 내린 뒤 미국에 범죄인 인도를 요청했다. 미국 법무부는 2011년 5월 패터슨을 체포해 재판에 회부했고, 미국 법원은 패터슨 인도 결정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