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ㆍ안ㆍ문' 野 3인 경쟁ㆍ협력 질서에 내년 총선 구도 좌우

새정치민주연합이 '문재인 재신임' 정국 속에서 내년 총선을 앞두고 주도권 경쟁과 지형 재편의 흐름이 빨라지며 야권이 요동치고 있다.

20일 오후 문재인 대표의 재신임 운명을 가를 당무위원-의원총회 연석회의가 열렸고, 앞서 오전에는 당 안에서 문 대표와 각을 세우고 있는 안철수 전 대표, 당 밖에서 원심력을 키우고 있는 무소속 천정배 의원의 기자회견이 연이어 열렸다.

안 전 대표는 친노ㆍ비노 가릴 것 없이 '위협'이 될 수 있는 핵폭탄급 '당내 부패 척결' 방안을 내놓으며 파장을 일으켰다. 곧이어 이어진 천 의원의 기자회견에서는 '천정배 신당'이 '내년 1월 창당'을 목표로 공개됐다.

문재인 대표는 당내의 안 전 대표에게는 '혁신'을 공통분모로, 당밖의 천 의원에게는 '통합'을 고리로 손을 내밀고 있지만, 일단 두 사람은 손을 뿌리쳤다.

천정배 의원은 이날 문 대표의 통합 제안에 대해 문 대표를 '싱거운 사람'으로 칭하며 "'너나 잘해라'는 말이 생각난다"며 과거 영화 대사를 패러디한 듯 한 표현으로 독자신당 창당 방침을 못박았다.

천 의원측 염동연 전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새정치연합은 총선 뒤 흩어지고 사라질 당이니 같이 할일은 영원히 없다"고까지 했다.

천 의원으로부터 신당 합류 요청을 받았던 안 전 대표는 "천 의원을 만났을 때 우리 당과 힘을 합치자고 제안했다. 외부 동향에 신경 쓸 때가 아니다"라며 신당 움직임과는 거리를 뒀지만, 혁신과 부패 척결이라는 명분을 쥐고 '당내 투쟁'을 확실히 해 나가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정계입문 3년을 맞아 혁신을 키워드로 본격적인 '안철수 정치'에 나서겠다는 선언이기도 한 셈이다.

'온정주의'로 인해 부패 척결에 제대로 나서지 못했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한편 재신임에 대해 비판적 입장을 재확인하는 등 문 대표와 정면으로 각을 세우면서 야권의 유력 대권주자인 두 사람의 차기경쟁이 조기에 불붙게 됐다는 관측도 나온다.

문 대표가 우여곡절 끝에 재신임 투표 카드를 접고 '정치적 재신임'을 이끌어낸다 하더라도 계파간 갈등이 쉽게 해소되지 못한다면 신당 변수는 더욱 커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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