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싱가포르에 해외사무소 개소식...뉴욕·런던 이어 세 번째 해외투자본부
국민연금이 오는 2020년 전체 기준적립금 847조의 30%인 254조를 해외투자를 하기로 했다. 저성장·저금리의 기조로 인해 연기금의 국내 자산운용 기대수익률이 떨어지자 해외투자 확대에서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는 필요성을 느꼈기 때문이다.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는 17일 싱가포르 마리나베이샌즈 컨벤션센터(Marina Bay Sands Convention Center)에서 싱가포르사무소 개소식을 개최했다. 국민연금의 해외 사무소 개소는 2011년 미국 뉴욕, 2012년 영국 런던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싱가포르사무소는 앞으로 아세안·호주 및 신흥시장의 대체투자 등 다양한 신규 투자 기회를 발굴하는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다.
또한 싱가포르의 강점을 활용해 글로벌 경제·금융시장의 최신 투자 정보를 조사·확보하고 현지에 상주하고 있는 글로벌 금융기관 등과의 지속적인 네트워크 구축에도 적극 나설 방침이다.
공단은 기금 규모 증가에 따른 국내 금융시장 영향력 확대 등을 고려하는 동시에 투자 다변화를 통한 수익 기회 모색을 위해 해외 투자 확대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국민연금은 오는 2020년까지 해외투자 비중을 기금 규모 대비 30% 이상으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2020년 적립금 규모는 847조원으로 예상되는데 이 중 254조가 해외투자에 쓰일 전망이다. 현재는 기금적립금 496조2000(올 6월말 기준 )억원 가운데 22.%%인 111조4000억원을 해외자산에 투자되고 있다.
해외 새 사무소 신설과 함께 이미 운영중인 미국 뉴욕과 영국 런던 사무소에 현지 투자 전문인력 충원으로 사무소 강화를 이어가고 있다.
국민연금이 이처럼 해외 투자 비중 확대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해외투자 확대에서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현재 국민연금기금의 기금운용수익률은 세계 주요연기금 중 최하위권 수준이다. 특히 최근 4년간 수익률은 미국과 캐나다, 일본이 각각 18.4%, 16.5%, 9.9%를 기록한 데 반해 국민연금기금은 5.3% 수익률에 그쳤다. 그럼에도 국민연금이 5.3%의 수익률을 올릴수 있었던데는 해외투자 수익률이 높았기 때문이다.
국민연금기금의 지난 2010∼2014년 수익률은 해외주식 11.83%, 해외채권 5.42%, 해외대체 4.11%를 기록했다. 최근 3년간 국민연금이 투자한 국내주식의 수익률은 0.55%지만 해외주식 수익률은 7.7%로 국내시장 수익률을 크게 웃돌았다.
하지만 국민연금의 해외자산 비중은 16.5%에 불과하다. 미국과 일본의 해외자산비중이 각각 26.6%와 32.7%이며 캐나다의 경우 해외자산 비중이 40.2%인 것과 비교된다.
홍완선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은 "기금의 급격한 국내시장 영향력 확대를 막기 위해 해외투자를 진행해 왔지만 그 결과는 아직 부족하다. 기금 포트폴리오 내에서 현재 국내 자산의 비중은 78% 수준으로 타 연기금과 비교해 국내시장 의존도가 너무 크다"고 말했다.
특히 국민연금은 지금까지 해외 대체투자가 부동산 위주로 이뤄졌지만 앞으로는 철도나 발전설비 등 인프라 시장을 확대할 계획이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싱가포르 사무소는 아시아, 중동의 인프라에 투자하고 런던 사무소도 대체시장에 주력하기 위해 현지 전문가들도 부동산 전문가나 PE등을 채용할 것이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