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기자의 그런데] '톡 쏘는' 탄산수 붐...현대판 봉이 김선달의 부활?

입력 2015-09-16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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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이미지투데이)

언뜻 보기에 사이다 같아 보이는 이 액체. 생수계의 '블루오션'으로 불리는 '탄산수'입니다. 건강에 좋다는 입소문 덕에 최근 물 대신 '탄산수'를 찾는 사람들이 많아졌는데요. 그 인기가 유통업계는 물론 가전업계에도 영향력을 미치고 있습니다. 탄산수 시장은 최근 2년 새 3배로 급성장했는데요. 지난해 탄산수 규모는 400억원. 올해는 800억원에서 최대 1000억원 대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출처=SBS 별에서 온 그대)

여기서 잠깐! 2013년 SBS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에서 천송이(전지현 분)가 탄산수를 마시는 모습 기억하시나요? 극중 천송이는 '훈남 외계인' 도민준(김수현 분)으로부터 '퇴짜'맞고 과음을 하죠. 과음 후 천송이가 숙취 해소를 위해 '탄산수'를 찾는 모습이 그려졌는데요. 집에서 탄산수를 마시는 게 그다지 알려지지 않았던 터라 탄산수로 숙취 해소를 하는 천송이는 '신선' 그 자체였죠. 방송 이후 '탄산수 냉장고'로 불린 삼성 지펠 스파클링 냉장고에 대한 관심은 급증했고요. 이때부터 '소다스트림'등 탄산수 제조기와 탄산수 정수기 등 관련 가전제품이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는 게 업계 시각입니다.

어디 전지현만 있겠습니까. 걸그룹 소녀시대 멤버 유리는 최근 한 케이블 채널에서 자신의 '꿀광 피부' 비결로 탄산수에 레몬즙을 넣은 이른바 '레몬 탄산수'를 꼽았죠. 유리 외에도 유명 여자 연예인들이 탄산수를 즐겨 마시는 모습이 SNS로 공개되면서 탄산수가 피부미용과 다이어트에 효과가 있다는 입소문이 퍼졌고요. 그 덕분에 탄산수를 찾는 20~30대 여성이 늘어나게 됐습니다.

탄산수 수요가 급증하면서 탄산수 브랜드도 점차 많아졌는데요. 수입 탄산수 '페리에', '산펠레그리노', '마토니 그랜드' 등 해외브랜드가 10개가 넘고요. 국내 생산 브랜드도 롯데칠성의 '트레비', 코카콜라의 '씨그램', 일화 '초정 탄산수', 웅진 '빅토리아' 등 10개가 훌쩍 넘습니다.

▲왼쪽은 보해양조의 탄산소주 '브라더#소다', 오른쪽은 이니스프리의 '제주 탄산 미네랄 에센스'

탄산수 인기는 이제 주류업계와 화장품 업계에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보해양조는 지난 2일 소다맛 탄산소주 '부라더#소다'를 출시했는데요. 입소문을 타면서 출시 일주일 만에 50만 병이 팔려나갔습니다. 탄산수 화장품도 등장했습니다. 이니스프리의 '제주 탄산 미네랄 스킨', 메디힐의 탄산버블 마스크 팩도 인기를 끌고 있죠.

(출처=MBC 무한도전)

그런데 말입니다. 치솟는 인기만큼 탄산수를 둘러싼 문제점도 많다는 지적입니다.

건강에 좋다는 입소문과 달리 정작 인체에 긍정적 효과를 준다는 연구결과는 아직까지 보고된 바 없다는 충격적인 사실...단순히 '톡 쏘는' 탄산 특성이 개운한 느낌을 주는 것일 뿐 효과는 입증되지 않았다네요.(ㅠㅠ)

현재 '탄산수'는 '탄산'이 첨가됐다는 이유로 '물'이 아닌 '음료'로 분류돼 환경부가 아닌 식약처에서 성분 검사를 하고 있는데요. 이원화된 관리 기준을 지적하는 전문가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탄산수가 현재 식품으로 분류돼 있어서 각종 미네랄 등 탄산수가 갖고 있는 성분을 소비자가 전혀 알 수가 없다는 것이죠.

최근에는 한 소비자단체가 시중에 판매되는 수입 탄산수 가격을 현지 가격과 비교했더니 최대 8배 가까이 국내에서 비싸게 팔리는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됐습니다. 특히 가격은 비싼데 국산 제품에 비해 맛이나 성분이나 맛 차이가 없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한국을 '호갱'으로 봤다는 비판이 나왔습니다.

(출처=MBC 무한도전)

물에 탄산만 넣었을 뿐인데 가격은 널뛰고, 탄산이 들어갔다는 이유로 '물'로 대접을 못 받는 탄산수가 효과도 입증되지도 않았는데 시중에서는 몸에 좋은 '물'로 대접받는 아이러니한 현실. 대동강 물을 제 것인 것 마냥 팔았던 봉이 김선달도 어이없어 울고 갈 현실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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