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어릴수록 몸속 중금속ㆍ환경호르몬 농도 높게 나타나

입력 2015-09-16 1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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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어릴수록 중금속 등 환경오염물질의 몸속 농도가 높게 나타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환경부 소속 국립환경과학원은 최근 3년간(2012∼2014년) 전국의 3∼18세 어린이ㆍ청소년 2397명을 대상으로 환경오염물질 9종의 체내 농도를 조사한 결과, 나이가 낮아질수록 대부분 물질의 농도가 높았다고 16일 밝혔다.

조사는 전국 보육기관과 초ㆍ중ㆍ고등학교에서 표본조사 형태로 이뤄졌다. 영유아의 체내 오염물질 조사는 이번이 처음이다.

대상은 영유아(3세 이상 미취학) 577명, 초등생(6∼11세) 914명, 중고생(12∼18세) 906명이다. 어린이ㆍ청소년(약 1000만명) 인구 약 4000명당 1명꼴로 조사한 셈이다.

점검 물질은 중금속인 납, 수은, 카드뮴과 내분비계 장애추정물질인 비스페놀-A, 프탈레이트류 5종 등 총 9종이다.

조사 결과, 혈중 납 농도(㎍/㎗)는 영유아 1.34, 초등생 1.26, 중고생 1.11을 각각 기록했다.

1㎍은 100만분의 1g이며, 1㎗는 0.1ℓ다. 따라서 1㎍/㎗(마이크로그램 퍼 데시리터)는 혈액 0.1ℓ당 해당 물질이 1마이크로그램 있다는 의미다.

요(오줌)중 비스페놀-A 농도(㎍/ℓ)는 영유아 2.33, 초등생 1.5, 중고생 1.31이었다.

비스페놀-A는 대표적인 환경호르몬 물질로 중추신경 기능 등 내분비계 장애를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드뮴과 디에틸헥실 프탈레이트(DEHP) 대사체의 요중 농도는 영유아가 각각 0.39㎍/ℓ, 77.77㎍/ℓ로 청소년보다 약 1.5배 높았다.

혈중 수은은 초등생(1.93㎍/ℓ)이 가장 높고, 중고생(1.91), 영유아(1.64) 순이었다. 초등생과 중고생의 차이는 1% 남짓에 불과해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

국립환경과학원은 영유아의 행동 특성이 환경오염물질의 체내 축적ㆍ노출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영유아는 물건이 손에 닿으면 무조건 입으로 가져가는 '핸드 투 마우스'(Hand to Mouth)라는 행동 특성이 있다.

영유아의 단위체중당 음식섭취량은 성인의 약 2∼3배에 이른다. 같은 양을 먹어도 성인보다 체내 농도가 높아질 수 있다.

다만, 혈중 수은은 체내에서 잘 빠져나가지 않는 수은의 특성상 어린이ㆍ청소년에서 더 높게 나타난 것으로 추정됐다.

다행히 항목별 농도 평균치는 모두 국제기준을 넘지 않았다. 국내기준은 아직 없다.

독일 인체모니터링위원회의 '건강영향 권고기준'과 비교하면, 조사 대상 중 수은 1명, 카드뮴 9명(0.38%)이 기준을 초과했다.

비스페놀-A는 모두 기준을 넘지 않았다. 프탈레이트는 2명이 기준을 넘었다. 납은 미국 질병관리본부의 '관심기준'을 3명이 초과했다.

다만, 미국·캐나다 어린이ㆍ청소년의 노출 평균치와 비교하면 혈중 납은 다소 높았고 혈중 수은은 약 4∼6배, 요중 카드뮴은 약 2∼5배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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