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활동비’ 개선, 車·包 떼면 손볼 수 있는 돈 수백억 불과

입력 2015-09-08 08:45수정 2015-09-08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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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청와대 등 보안·기밀 예산 제외될 듯… “정부 압박용 불과” 지적도

여야가 오는 27일까지 국회 각 상임위별로 특수활동비 편성과 사용처의 개선방안을 마련하고 해당 상임위는 내년도 예산안에 개선안에 반영키로 7일 합의했다. 이를 위해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다음 달 중에 특수활동비 제도 개선을 위한 공청회를 실시키로 했다.

특수활동비는 용처를 보고하지 않아도 영수증 처리 없이 현금 사용이 가능하고 감사원 결산검사와 국회 자료제출 대상에서도 제외된다. 이런 예산이 올해만 8810억6100만원이 편성됐다.

이번 합의는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고 예산 집행 내역의 투명성을 높이자는 차원이다. 특히 야당이 강하게 요구했던 부분이다.

하지만 보안업무와 관련된 예산은 가급적 건드리지 않을 방침이어서 실효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전체 특수활동비 예산의 절반 이상을 사용하는 국가정보원(4782억3600만원)은 기밀을 다루는 업무 특성상 논의 대상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높다. 국정원 다음으로 특수활동비가 많은 곳은 국방부(1793억7500만원), 경찰청(1263억8400만원)이다. 청와대 대통령비서실, 국가안보실, 경호실도 합쳐서 266억7500만원을 쓴다. 그러나 이들 기관 역시 보안이나 기밀을 요구하는 업무가 많아 실질적으로 특수활동비를 줄이는 게 쉽지 않은 데다 국회 보고 등 어느 선까지 투명화해야 하는지를 두고도 논란이 예상된다.

경찰청 소관 위원회인 안전행정위 소속의 한 새누리당 의원은 “경찰이 국정원 다음으로 특수활동비가 많은데, 상당 부분이 범죄와 첩보 관련 예산으로 쓰고 있기 때문에 줄이는 데 한계가 있고 이런 내용들이 국회에 보고되면 기밀이 유출될 수 있어 손대기 쉽지 않다”고 밝혔다.

기획재정위 관계자는 “보안이나 기밀을 다루는 업무를 제외하면 실질적으로 손볼 수 있는 특수활동비 규모는 수백억에 불과하다”고 했다.

그럼에도 야당이 특수활동비 개선을 강하게 주장해온 것은 사실상 ‘검찰 압박용’이라는 지적도 있다. 최근 새정치민주연합 내에선 박기춘 의원이 구속되는 등 현역 의원 10명 정도가 검찰의 수사를 받았거나 받고 있어 사정 정국에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예결위 내 특수활동비 개선소위 구성을 주장했던 새정치연합 안민석 의원은 지난달 18일 원내대책회의에서 “공안정치 실태를 감시하기 위해 특수활동비 집행 실태를 점검하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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