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보험공사는 지난 6일 저축은행의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규모가 11조2660억원(지난해말)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수익률은 하락하고 연체율은 올라가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예보에 따르면 부동산PF의 운용수익률은 전년보다 1.3%p 하락한 15.8%, 연체율은 1.3%p 상승한 10.3%였다.
예보는 또 지난달 28일에는 지난해 저축은행의 예대금리차이(대출금리-예금금리)는 6.21%P로 2005년 7.15%포인트에 비해 0.94%P 줄어 향후 수익성 악화가 우려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루 전에는 저축은행의 건전성이 충분히 개선되지 않은 상황에서 예금자보호가 되지 않는 고액예금이 늘면서 손실위험도 증가하고 있다고 문제제기를 했다.
이러한 연속된 예보의 저축은행에 대한 칼날은 지난해 9월 부동산대출 쏠림현상이 심각하다는 지적 이후 오랜만이다.
예보는 거의 매 분기마다 저축은행과 관련한 문제 제기성 자료를 발표해 왔다.
지난 2005년 국정감사 때는 부도확률 100%에 달하는 저축은행이 10여개에 달한다는 자료까지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해 8월 이후에는 그 문제제기의 강도가 좀 약했다.
지난해 8월 말 저축은행중앙회는 새로운 회장을 선출했다. 과거에는 없었던 치열한 경쟁을 거쳐 김석원 현 회장이 단독 후보로 추천돼 선임됐다.
김 회장은 예보 부사장 출신으로, 김 회장의 선임으로 인해 예보와 저축은행간의 깊은 갈등의 골이 메워질 수 있을까 하는 기대감이 확대됐다.
김 회장이 취임한 이후 특히 그 중간에 국정감사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예보에서 저축은행의 심기를 심각하게(?) 건드릴만한 자료는 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정확히 김 회장이 취임한 후 6개월째가 되는 날이 지난 2월 27일이었다. 이날부터 3월 초까지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저축은행에 문제가 있다는 자료가 연달아 나왔다.
결국 예보에서는 김 회장에 대한 전관예우(?) 차원에서 6개월 동안의 ‘밀월(蜜月)’을 끝내고 본격적인 포문을 연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저축은행업계도 이번에는 예보의 공격에 그 동안의 침묵을 깨고 강하게 반격을 했다. 저축은행업계의 요지는 그 동안의 PF대출에 대한 리스크 관리 노하우를 무시하지 말라는 것.
저축은행중앙회는 반박 자료를 통해 “저축은행들이 그동안 PF를 취급하면서 사업성 분석, 관리 등에 대해 많은 노하우를 축적해 왔다”며 “이를 바탕으로 현재는 해외진출도 검토할 정도로 리스크 관리능력은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저축은행과 예보 사이에는 아직도 많은 갈등이 남아있다. 부실지준금 문제를 놓고 법정 소송을 벌이고 있다. 또 예보에서는 여타 금융기관에 대해서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으면서 유독 저축은행에 대해서는 감독권을 요청하고 있다.
또 저축은행은 별로 반기지 않는 저축은행 경영컨설팅이라는 명목으로 저축은행을 찾아다니고 있다.
저축은행과 예보와의 갈등은 밀월을 끝내고 갈등의 골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