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채 보유분, 전체 외환보유고의 절반 불과…상품 가격 하락에 투자처 타격 관측
중국의 3조6000억 달러(약 4251조원)가 넘는 외환보유고가 사실상 ‘빛 좋은 개살구’나 마찬가지라는 분석이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2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외환보유고를 보유한 중국이 미국 국채 매도에 나서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 인민은행은 지난달 11일 기록적인 위안화 평가절하 이후 자본유출 리스크가 커지자 전날 전격적으로 위안화 선물환 규제 대책을 내놓았다. 중국 금융시장의 자금사정이 그만큼 압박을 받고 있다는 의미다.
미국 국채 매각도 그 연장선 상에 있다. 자본 해외유출로 외환 수요를 맞추려면 그만큼 미국 달러화를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려면 외환보유고에 있는 미국 국채를 매각할 수밖에 없다.
블룸버그통신의 지난달 28일 보도에 따르면 최근 2주간 중국의 미국채 매각 규모는 최소 1060억 달러에 달한다. 그러나 미국 재무부 집계에서 중국이 보유한 미국채 잔액은 지금까지 크게 줄어들지 않고 있으며 중국은 여전히 일본을 제치고 미국채 보유 규모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중국이 유럽증권결제기관인 유로클리어 등에 맡겼던 미국채를 처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벨기에와 스위스가 보유한 미국채 규모는 최근 감소하고 있다.
중국은 지난해 6월 외환보유고가 3조9900억 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찍고나서 지난 7월 말 약 3조6500억 달러로 줄어들었다. 이 기간 감소폭은 3400억 달러에 이른다. 그러나 여전히 중국 외환보유고는 막대한 규모다. 그럼에도 인민은행이 규제에 나설 만큼 중국의 자금융통 사정이 어려운 이유에 시장은 의아해하고 있다.
미국 재무부 집계에 따르면 중국의 미국채 보유 규모는 외환보유고가 정점을 찍었던 지난해 6월에도 1조8200억 달러로 전체 외환보유고의 약 45%에 그쳤다. 한 전문가는 유럽을 통해 보유한 미국채나 일본과 미국 유럽 등 선진국 주식을 포함하더라도 여전히 외환보유고 상의 1조 달러는 출처가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즉 이런 불투명한 자금을 제대로 거둬들이지 못해 자금 압박을 받는 상황에서 미국채 매도에 나선 셈이다.
시장 관계자들에 따르면 중국 국부펀드 등에 정체불명인 외부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최근에는 외환보유고에서 일부가 실크로드기금과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에 흘러들어간 정황도 포착되고 있다.
또 신문은 최근 10년간 중국이 아프리카와 중남미에서 자원 개발을 가속화하는 가운데 이 부문에 외환보유고 상당수가 투자됐을 것으로 추정했다.
자원 개발은 채굴 등 상당히 많은 비용이 들어간다. 거기에 국제 상품 가격 하락으로 과거 투자분을 회수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중국의 외환보유고는 비정상적인 ‘종이호랑이’ 신세가 됐다고 신문은 꼬집었다.
이어 신문은 유럽 재정위기 발단은 그리스 정부의 재정적자 분식회계 발각이라며 중국 외환보유고의 내용을 둘러싼 의혹이 새 금융위기의 불씨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