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적인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2일 최근 수출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위안화와 엔화 약세, 저유가, 주가하락 등이 한국 은행권 자산건전성에 부담을 끼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 지난 목요일 미 달러화 대비 위안화 환율이 4년래 최고 수준으로 상승했으며, 올해 들어 달러화 대비 위안화 가치가 총 3.4% 하락했다. 위안화 약세는 엔화 약세와 더불어 한국의 수출 경쟁력을 약화시켜 실질 GDP 성장률에 부정적으로 작용한다. 이에 2015 년 3월 기준으로 총 원화 여신 중 기업여신 비중이 56%에 달하는 한국 은행권의 자산건전성에도 부담이 된다는 분석이다.
'소피아 리' 무디스 애널리스트는 “위안화 또는 엔화 약세는 2014년 한국 GDP 의 50.6%를 차지하는 재화와 용역의 수출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글로벌 시장 환경과 관련, 한국 은행권의 자산건전성과 수익성에 긍정적 영향보다 부정적 영향을 크게 미칠 수 있는 요인으로는 추가적인 유가하락을 들 수 있다”고 밝혔다.
무디스는 유가하락이 이미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조선업계에 타격을 입힐 수 있으며 은행권의 부실채권비율을 상승시킬 수 있는 요인이라고 평가했다.
리 애널리스트는 “유가가 하락하면 석유자원 개발 및 탐사(E&P) 관련 설비투자가 감소하고 해상 유전시추 프로젝트가 지연 또는 취소되는데, 국내 조선사들은 최근 몇 년간 해양 석유시추선 부문으로 사업을 다각화했다”며 “일례로 세계 2위 규모 조선사인 대우조선해양은 해양 사업부문의 마진 압박으로 인해 2분기에 20억 달러의 손실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무디스에 따르면, 현재 국내 7 대 은행으로 꼽히는 한국수출 입은행(Aa3/Aa3 긍정적 1), 하나은행(A1/A1 안정적, baa1), 국민은행(A1/A1 안정적, baa1), 한국산업은행(Aa3/Aa3 긍정적, ba2), 농협은행(A1/A1 안정적, baa3),신한은행(Aa3/Aa3 안정적, a3), 우리은행(A1/A1 부정적, baa2) 의 경우 전체 원화 여신 중 조선사가 차지하는 비중이 2014 년말 약 4.5% 규모다.
이 밖에 무디스는 한국 주식시장에 10% 이상 큰 폭의 조정이 이루어질 경우 특히 국책은행의 수익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도 관측했다.
리 애널리스트는 “은행권 전체로 볼 때, 주식, 계열사 및 해외 주식에 대한 투자가 단독 기준으로 2015 년 3 월 현재 총자산의 4.7%를 차지했다”며 “은행권 전체로 볼 때는 그 비중이 그다지 높지 않으나 한국산업은행, 한국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은 과거 다양한 구조조정 기업에 대한 출자전환 결과 총 자산 중 주식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다”고 분석했다.
한국산업은행의 2014 년말 기준 투자주식 규모는 32 조원으로 총자산의 15% 규모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