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증시가 3년여 만에 최악의 8월을 보냈다. 중국발 쇼크로 세계적인 ‘팔자’ 움직임이 거세진 영향이다.
중국의 경기 둔화와 극심한 증시 변동성, 이에 따른 중국 인민은행의 사흘 연속 위안화 평가 절하가 상하이증시는 물론 미국 유럽 신흥국 등 세계 시장에 혼란을 초래했다. 특히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신흥국은 통화·주식·채권 등 이른 바 ‘트리플 약세’로 힘겨운 한 달을 보냈다.
중국증시의 상하이종합지수는 7월 14%를 잃은 데 이어 이달에도 14%가 빠졌다. 6월 정점에 비해선 40%가 떨어졌다. 중국 정부는 이달에만 9000억 위안(약 165조 원)을 투입해 주식을 매입했지만 증시 변동성을 진정시키기엔 역부족이었다. 현재 중국 정부는 내달 3일 2차 세계대전 승리 70주년 기념일 열병식을 앞두고 대외 하객을 의식해 준비에 여념이 없다.
홍콩증시의 항셍지수는 이달에 13%나 주저앉았다. 이는 월 기준으로 2011년 9월 이후 최악의 성적이다. 항셍지수는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였던 4월말에 비해선 25%나 떨어졌다.
MSCI 올컨트리 아시아 퍼시픽지수는 7.7% 하락했다. 이는 2012년 5월 이후 월 기준으로 가장 큰 폭의 하락세다. 이 기간에 미국 S&P500지수는 5.5% 빠졌다. 이 역시 4월 정점에 비하면 13% 하락한 수준이다.
투자자들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금리인상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금리인상은 미국 달러화를 빌린 기업들에게 이자 부담을 주고 원자재 수출 기업들에 타격을 입힌다. 아시아의 이머징 시장은 대부분 미국의 금리인상에 취약한 상태다.
주요 원자재 수출국인 호주 증시는 이미 미국 금리인상 충격의 전조가 나타났다. 호주 S&P ASX200지수는 8월에 9% 빠졌다. 이는 2008년 10월 이후 최대 낙폭이다. 일본 닛케이225지수도 8% 빠지며 2012년 5월 이후 최악의 성적을 냈다. 홍콩 대만 인도네시아 증시는 이달 초 20% 이상 빠지며 약세장에 진입했다.
중국 증시는 열병식이 열리는 오는 3~4일 이틀간 휴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