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혜인의 YO이슈] ‘미 기자 총격 피살’, 총기 소지 규제만이 정답은 아니다

입력 2015-08-27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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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현지시간) 생방송 도중 총격으로 사망한 미국 지역방송 WDBJ의 앨리슨 파커와 애덤 워드 기자를 지역주민들이 추모하고 있다. (사진=AP/뉴시스)

미국 지역방송의 기자 2명이 생방송 도중 직장 전 동료의 총격에 현장에서 즉사하는 사고가 26일(현지시간) 발생했습니다. 그동안 미국에서 많은 총기 사건이 발생했지만 그 현장이 실시간으로 방송을 통해 전달된 적은 없었습니다. 이번 사건은 방송국의 카메라를 통해 생방송으로 시청자들에게 전해져 더욱더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희생된 기자 앨리슨 파커와 애덤 워드의 직장 전 동료이자 이번 사건의 용의자인 베스터 리 플래내건은 범행 후 도주 도중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그는 자살 전 미국 ABC방송에 ‘친구와 가족들에게 보내는 자살 노트’를 보내 자신의 범행 동기를 밝혔습니다.

플래내건은 지난 6월 찰스턴의 흑인교회의 백인 총격사건과 2007년 당시 버지니아 공대에 재학 중이던 재미한국인 조승희의 총기 난사 사건을 범행 동기로 삼았다고 전했습니다.

그는 두 사건을 언급하며 “인종전쟁을 선동하고 싶었다”고 밝히며 “나를 여기까지 오게 한 것은 찰스턴 흑인 교회 총격사건이며 내 총알에는 희생자의 이름 이니셜이 새겨져 있다”고 전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사건 전 플래내건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파커와 워드가 인종차별적 발언을 해 신고했으나 방송국은 그대로 그들을 고용했다며 방송국과 희생자들을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아직 현지 경찰 정확한 조사 결과가 발표되지는 않았으나 이번 사건은 ‘흑인’인 플래내건이 인종차별에 대한 분노를 느끼고 계획한 ‘증오범죄’로 해석되고 있습니다.

사건 직후 미국 백악관, 민주당 등은 미 의회에 총기규제강화안 입법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 총기 소지가 비교적 쉬워 이런 사고가 자주 발생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총기 소지보다 더 먼저 주의 깊게 들여다봐야 할 점은 총격 사건의 범행 동기입니다. 버지니아 공대, 찰스턴 흑인교회의 총격 사건, 이번 기자 총격 피살 사건 등 모두 용의자가 자신의 화를 스스로 삭이지 못하고 결국 ‘살인’을 자신의 분풀이 방법으로 선택한 것입니다.

총기는 단지 비교적 쉽게 ‘분풀이 살인’을 할 수 있게 도움을 준 도구로 사용된 것입니다. 물론 총기소지 규제가 강화되면 총격사건이 감소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분풀이 방법으로 ‘살인’을 떠올리는 사람을 막을 수 없다면 이런 초유의 사건은 끊이지 않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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