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너도나도 1위하는 음원차트… 공정한가?

입력 2015-08-26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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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예린 문화팀 기자

가수들이 1위에 눈물을 흘리며 기뻐하는 모습은 사라졌다. 이제는 오히려 1위에 한 번이라도 오르지 못하면 바보가 되는 듯한 분위기다.

분위기가 이렇다 보니 소속사들은 가수들이 한 차트라도 1위에 오르면 마치 엄청난 위업을 달성한 듯 보도자료를 쏟아낸다. 현재 국내 음원사이트 시장은 멜론이 시장점유율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어 벅스, 지니, 엠넷이 각각 10% 전후의 점유율로 2위권을 형성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기사는 점유율에 대한 설명 없이 호들갑스러운 보도자료의 내용을 그대로 담고 있다.

국내에는 멜론, 지니, 엠넷, 벅스 등과 같은 음원사이트와 한국음악콘텐츠산업협회가 출범시킨 가온차트까지 포함해 총 12개의 음원차트가 존재한다. 특히 보도자료에서 거론되는 차트는 실시간 차트인데, 해당 차트는 시간대별로 순위를 집계한다. 가온차트를 제외한 11개의 차트는 각각 하루 24개의 실시간 음원차트 1위가 만들어진다. 하루에도 수많은 1위가 생겨나면서 1위에 대한 의미도 모호해지고 가치도 떨어졌다.

우리나라 음원차트의 공정성은 예전부터 논란이 됐다. 과거 일부 기획사의 음원 사재기 논란이 그랬고, 강력한 팬덤보다 대중성으로 승부해온 가수들에게 불리한 차트라는 평가도 받고 있다. 또한 음원차트 맨 위에 있는 추천에 대해서도 음원 판매량을 늘려주는 편법이 아니냐는 의혹이 이전부터 제기됐다. 때문에 빌보드처럼 공신력 있는 차트를 만들겠다는 취지로 한국음악콘텐츠산업협회가 가온차트를 탄생시켰지만 이마저도 멜론 차트보다 대접을 못 받는 상황이다.

K-팝의 열풍이 전 세계로 확산되면서 한국 음원차트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졌다. 하지만 여전히 공신력 있는 음원차트 하나 없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한국 가요계의 성장과 K-팝 열풍을 위해서라도 투명하고 공신력 있는 차트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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