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명품업계, ‘럭셔리’ 명성 되찾겠다…일본과 제조·판매 라이선스 속속 중단

입력 2015-08-19 09:03수정 2015-08-21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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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선스 얻은 일본기업, 명품 이미지와 맞지 않는 이질적 제품 생산

▲영국 명품업체 버버리. (사진=블룸버그)

글로벌 명품업체들이 ‘너무나 흔해서’ 추락한 이미지 회복을 위해 일본 현지 기업과의 제조·판매 라이선스 계약을 잇달아 중단하고 있다.

영국 명품업체인 버버리는 지난 45년간 일본 산요상회와 맺었던 제조·판매 라이선스를 최근 종료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는 버버리가 그동안 라이선스 계약에 따른 과도한 노출로 고급스러운 자사 브랜드의 이미지가 손상됐다고 판단해 이런 조치를 취했다고 설명했다.

버버리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최고경영자(CEO)인 파스칼 페리는 “라이선스 계약 탓에 과도한 노출이 지속돼 제품 이미지에 금이 갔다”고 지적했다.

버버리 외에 프랑스의 ‘셀린느’ ‘입생로랑’, 이탈리아의 ‘구찌’ 등 다른 글로벌 명품업체들도 최근 일본 기업과 맺은 판매 라이선스 계약을 중단했다.

명품업체들은 해외 현지의 노하우와 유통망이 없어 1980년대부터 주요 시장인 일본 기업과의 판매·라이선스 계약을 통해 발판을 구축했다. 일본 기업들은 해당 계약을 통해 제품 매출의 2~10% 로열티를 받았다.

그러나 라이선스를 얻은 현지(일본)기업들에 개발 자유권까지 부여됨에 따라 명성에 의존하는 명품 이미지에 손상이 갈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고 이는 현실이 됐다.

일본 기업들은 명품 브랜드의 이미지와 전혀 맞지 않는 야구모자, 애견용품, 위스키 등 이질적인 제품을 마구잡이로 생산했다. WSJ는 “최근 몇 년간 일본 백화점에선 입생로랑, 셀린느의 손수건, 핸드타올 등 각 업체의 콜렉션에 포함되지 않은 제품들이 단돈 10달러에 판매됐었다”고 설명했다.

입생로랑은 지난 3년간 자사 콜렉션에 포함되지 않은 제품들이 판매돼 최근 일본 현지 기업과의 계약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회사는 “전 세계적으로 입생로랑 제품 이미지를 일관성 있게 유지해야 하는데 현지 기업의 제품 생산은 이를 방해한다”며 계약 종료 배경을 설명했다.

최근 온라인 또는 해외 여행을 통해 명품을 구매하는 소비자가 급증함에 따라 명품업계에 이미지 관리는 매우 중요한 사안으로 분류되고 있다.

컨설팅업체 샌포드C번스타인의 마리오 오르텔리 애널리스트는 “세계 소비자들의 눈높이가 향상되면서 이미지 회복에 집중한 명품업체들이 속속 라이선스 계약을 중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베인앤컴퍼니에 따르면 온라인에서의 명품 매출은 전체 매출의 5%에 불과하나 연 20%의 성장률을 나타내고 있다. 또 올해 전체 명품 구매자 가운데 55%가 해외관광객으로 추산됐다. 이는 5년 전의 40%에서 확대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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