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위안화 쇼크] 미국 금리인상에 새로운 걸림돌 되나

입력 2015-08-12 11:00수정 2015-08-12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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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기습적인 위안화 평가절하로 금리인상을 준비하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이하 연준)에 새로운 고민거리가 생겼다.

인민은행은 11일(현지시간) 위안화 기준 환율을 전일보다 약 1.86% 높인 6.2298위안으로 고시한 데 이어 12일에도 달러·위안 기준환율을 전일 대비 1.6% 상승한 6.3306위안으로 고시했다. 이날 제시한 기준환율에 따른 위안화 가치는 지난 2012년 10월 이후 3년 만에 최저치다.

중국 정부의 경기 부양책에 이어 환율 카드를 내밀면서 중국의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를 한층더 키우는 역효과를 내고 있다.

위안화 가치가 하락하면 달러 가치는 더 올라 미국의 수입 물가에 더욱 하방 압력이 가해진다. 연준이 연내 금리인상을 모색하는 가운데 달러화 강세와 물가 하락 압력은 금리인상을 가로막는 주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펜 뮤추얼 자산운용의 지웨이 렌 전무 겸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중국에서 모든 수입품이 저렴해 위안화 평가 절하는 인플레 억제로 이어질 것”이라며 “위안화 평가 절하로 달러는 더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연준에겐 힘겨운 도전이다. 이제 9월에 금리인상을 정당화할 이유가 더 줄었다”고 말했다.

중국이 위안화의 평가절하에 나서기 전까지만 해도 데니스 록하트 애틀랜타 연방준비 은행 총재가 “금리인상이 가깝다”고 언급, 연방기금(FF) 금리 시장에서는 9월 금리인상 확률이 50%를 웃돌고 있었다. 그러나 CME그룹의 Fed 워치에 따르면 9월 금리인상 확률은 10일 53.5%에서 중국이 위안화 평가절하를 단행한 11일에는 45%로 갑자기 떨어졌다.

연준은 물가상승률 2%를 목표로 금리인상에 합리적인 확신이 생길 때까지라는 전제로 경제지표를 예의주시해왔다. 하지만 중국의 갑작스러운 위안화 평가 절하로 인플레이션 기대치는 더욱 떨어졌다. 미국 물가 연동 국채 (TIPS)가 나타내는 향후 10년간의 평균 인플레이션 전망치는 1.64%로 5개월 만의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RBS증권의 금리 전략가들은 샌프란시스코 연방은행이 전날 발표한 논문에서 중국의 성장 둔화 우려와 구조 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에 대해 “연준은 이처럼 글로벌 금융면의 변화를 주시할 것이고, 연방공개 시장위원회(FOMC) 내부에서 의견 차이가 더욱 벌어져 양극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물론 위안화 약세가 단점만 있는 건 아니다. 코너스톤의 매크로 정책 조사 위원들은 “위안화 약세가 중국 경제에 훈풍이 되어 세계 2위 경제대국인 중국의 성장이 가속화하면 전세계 및 미국의 전망도 상향해야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모든 나라의 금융 완화와 마찬가지로 11일 (중국의) 움직임은 미국 경제의 리스크를 경감시킬 것이라고 연준은 생각할 것”이라는 견해를 나타냈다.

연준은 내달 9월16~17일 FOMC를 개최한다. 이 자리에서는 중국의 위안화 평가절하와 이에 따른 영향 등이 추가적으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골드만삭스는 이날 고객용 보고서에서 인민은행이 연준의 금리인상 후 달러 강세가 위안화에 미치는 영향을 완화할 목적으로 위안화 평가절하를 단행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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