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임 위해 반영 안해" 전 임원 주장, 금감원 조만간 분식회계 여부 조사 착수
대우조선해양의 한 전직 고위 임원은 12일 “고 전 사장은 지난해 말부터 해양플랜트 부문의 대규모 부실을 알고 있었다”고 밝혔다. 이 임원은 “올해 3월 1분기 실적이 발표되기 전에도 부실을 실적에 반영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지만, 고 전 사장이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대우조선해양의 부실 중 가장 큰 규모를 차지한 프로젝트는 노르웨이 송가 오프쇼어로부터 2011~2012년 수주한 반잠수식 시추선 4척이다. 이 회사는 4척 중 1척을 지난 6월 인도했다. 그러나 이 역시 1년 가량 공정이 지연된 것이어서 대규모 부실은 지난해부터 파악된 것이란 게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고 전 사장은 2012년 4월부터 회사의 수장을 맡았다. 임기는 3년이었다. 그가 2013~2014년 김광두 국가미래연구원장에게 고급세단을 업무용 차량으로 제공한 것도 연임을 위한 로비로 업계는 보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대주주가 산업은행인 특성 탓에 연임을 위한 정치권 줄대기가 과거부터 문제로 지적됐다. 남상태 전 사장도 연임을 위한 정치권 로비 의혹을 받았다.
정성립 현 대우조선해양 사장도 고 전 사장에게 회사 부실의 책임이 있다고 보고 있다. 그는 고 전 사장을 비롯, 김갑중 전 부사장을 고문에서 해촉할 예정이다.
고 전 사장의 부실 은폐 의혹과 관련해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인적쇄신을 위해 고문 해촉을 진행하는 것은 맞다”면서도 “수주산업의 특성상 부실이 뒤늦게 파악된 것이지 전 CEO가 고의로 숨기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대규모 부실 여파로 대우조선해양은 11일 임원 30% 감원, 부장급 구조조정, 본사 사옥 매각 등의 자구안을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