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어디로] 아버지와는 다른 신동빈, ‘롯데 때리기’에 정공법 택했다

입력 2015-08-10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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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롯데 상장 검토 ‘투명 경영’ 강화 포석… 주총도 서둘로 사태 봉합에 나설 듯

▲(왼쪽부터) 신격호 회장, 신동주 전 부회장, 신동빈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아버지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과는 정반대의 경영 스타일을 더욱 과감히 펼치고 있다.

10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신 회장은 전방위적으로 ‘롯데 때리기’가 본격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지주사인 호텔롯데에 대한 상장을 검토중이다. 오히려 지배구조 개선과 경영 투명성을 제고하기 위해 정공법을 택한 것이다. 또 최근 논란에 ‘일본기업 이미지’까지 더해져 악화된 여론 달래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는 그동안 상장을 허락하지 않고, 누구도 알 수 없게 롯데의 지배구조를 꼭꼭 숨긴 신격호 총괄회장과는 정반대의 경영 스타일이다.

롯데그룹 고위 관계자는 “수년전에도 그룹 내부에서 호텔롯데의 상장이 검토된 적이 있으나 신격호 총괄회장의 최종 승인이 나지 않았다”며 “이번 사태를 계기로 중장기적으로 호텔롯데 상장 등을 포함한 지배구조 개선 방안이 다시 논의되고 있다”고 말했다.

호텔롯데는 롯데쇼핑(지분율 8.83%), 롯데알미늄(12.99%) 롯데리아(18.77%) 등의 주요 주주로서 사실상 한국 롯데그룹의 지주회사 역할을 맡고 있다.

하지만 호텔롯데의 최대주주는 최근 신동빈 회장이 대표이사로 등기된 12개 L투자회사들(지분율 72.65%)이고, 여기에 일본 롯데홀딩스의 지분(19.07%)까지 더하면 사실상 일본 롯데 계열사들이 호텔롯데 지분의 90% 이상을 장악하고 있는 상태이다.

결국 한국 롯데를 지배하는 호텔롯데를 다시 일본 롯데가 지배하는 셈으로, 당연히 일본 기업 논란에서 쉽게 벗어날 수 없는 구조이다.

만약 호텔롯데의 기존 주요주주인 오너 일가와 일본 계열사가 자기 지분을 내놓거나(구주 매출) 신주를 발행한 뒤 공모를 거쳐 상장할 경우, 일본 계열의 지분율을 낮춰 한국 롯데가 어느 정도 분리·독립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상장사는 의무적으로 외부감사를 받고 정기적으로 보고서를 금융감독원 등에 제출해야하는만큼 기업 경영과 지배구조의 투명성에 대한 시비도 크게 줄일수 있다”며 “이 같은 움직임은 여론 악화를 의식한 신 회장의 투명 경영 강화 차원의 전략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호텔롯데는 △최근 매출액 1000억원 이상 및 평균 700억원 이상 △자기자본이익률(ROE) 최근 사업연도 3% 또는 이익액 50억원 이상 △영업현금흐름 양(+) 등의 유가증권 시장 기본 상장요건을 이미 갖춘 상태이다.

신 회장은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도 서둘로 개최할 것으로 보인다. 당초 신 회장은 귀국 직후 이뤄졌던 간담회에서 주총을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뜻을 밝혔지만, 최근 여론 악화를 감안해 주총을 조기개최해 서둘러 사태를 봉합하려는 방향으로 입장을 선회한 것으로 전해진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8월 중에도 주총은 가능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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