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제조업, 3분기도 '먹구름'] 대기업 실적 부진, 中企엔 ‘직격탄’

입력 2015-08-10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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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월 산업단지 입주기업 120곳 문닫아

최근 한국경제의 경기침체가 영세한 중소 제조업체들에게 큰 타격을 입히고 있다. 대기업들도 휘청이는 경기침체 장기화 국면에서 대다수 하청업체인 중소기업들의 상황은 더욱 심각한 수준이다. 특히 올해는 이 같은 경영난이 가중되면서 부도나 경매 등의 여파로 휴·폐업을 하는 중소 제조업체들이 급증하고 있고, 이에 따른 중소기업들의 경기전망도 최악으로 떨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10일 한국산업단지공단에 따르면 올해 5월 기준 전국 53개 산업단지 입주기업들 가운데 휴·폐업한 업체들은 총 232곳으로 전년 동기(94곳) 대비 146.8% 급증했다.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누적 휴·폐업 기업도 882곳으로 전년 동기의 463곳보다 90.3% 늘었다. 전체적인 휴·폐업 추이를 봐도 지난해엔 90여곳 수준에서 머물렀지만, 올해는 100~200여곳까지 급증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휴·폐업이 많은 산업단지로는 반월·시화 지역이 꼽혔다. 반월 산업단지는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120곳이 휴·폐업이 신고됐다. 대부분 중소 제조업체들이 모여 있어서다. 전반적으로 국내 중소 제조업체들의 상황이 좋지 않다는 의미다. 장기적인 경기침체 상황에서 대기업의 하청 구조가 고착화된 만큼, 중소 제조업체들의 어려움은 더욱 큰 상황이다. 비교적 안정적인 1차 협력사들 역시 최근엔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산단공 관계자는 “반월 산업단지의 경우 주력 입주기업들이 인쇄회로기판(PCB) 분야인데, 전반적으로 휴대폰 산업이 부진하다 보니 판매가 떨어지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또한 대기업들이 신제품을 개발할 때 반짝 생산이 늘다가, 양산체제를 갖추면 베트남 등 외국으로 생산 비중이 옮겨가면서 더 어려워지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고 입주기업들은 하소연한다”고 말했다.

중소기업들의 바라보는 경기전망도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에 따르면 지난달 중소기업 업황전망건강도지수(SBHI)는 79.4로 전달 대비 2.1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올해 2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지난 6월부터 3달 연속 하락세다. SBHI는 기준치 100보다 높으면 다음달 경기가 좋을 것으로 보는 업체가 많다는 뜻이고, 100 미만이면 그 반대를 의미한다.

특히 중소 제조업체들의 업황 전망은 더욱 부정적이었다. 중소기업 제조업 업황 전망은 전달 보다 3.8포인트 떨어진 80.4를 기록했는데, 이는 2009년 4월 이후 최저치다. 항목별로도 전체 산업의 내수(80.7→78.7)·수출(83.0→80.8)·경상이익(78.6→76.7)·자금사정(81.4→79.6) 등이 모두 전달보다 안 좋아졌다.

중소기업의 68.9%는 가장 큰 경영 애로사항(복수응답)으로 ‘내수부진’을 꼽았고 ‘업체간 과당경쟁’(49.2%)과 ‘인건비 상승’(26.2%)이 뒤를 이었다. 특히 중소 제조업의 경우 ‘내수부진’이 39개월 연속으로 가장 높은 응답 비율을 나타냈다.

반월공단의 중소 제조업체 대표는 “지난해 세월호 사고에 이어 올해는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까지 겹치면서 가뜩이나 안 좋은 경기가 더욱 침체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일부 중소 제조업체들은 공장을 쉬고 있는 곳도 있다”며 “중소 제조업체들에게 민감한 대기업들의 상황도 좋지 않은데다, 대표적인 휴대폰 사업도 부진해 1차 협력사들은 물론 2·3차 협력사들까지 피해가 고스란히 옮겨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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