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짜 점심은 없는데” 14일 고속도로 통행료 공짜 논란

입력 2015-08-10 09:08수정 2015-08-10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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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광복 70주년을 맞아 경제 활성화 차원에서 14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하고 민자를 포함한 전국의 모든 고속도로 통행료를 면제해 주겠다는 대책을 내놓은 것에 대해 형평성 논란이 일고 있다.

통행료 무료화에 따른 손해를 세금에서 보전해 주게 되면 고속도로를 이용하는 사람과 고속도로를 이용하지 않은 사람들의 형평성에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적자보전을 위해 세금부담을 안길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우려하고 있다.

한국도로공사가 고속도로 이용에 통행료를 부과하는 목적 중 하나는 비용 회수다. 도로를 건설하려면 돈이 들고 유지 관리하려 해도 비용이 들기 때문이다.

통행료가 없다면 더 많은 차량이 거리로 쏟아져 나와 교통 혼잡이 가중되고, 이에 따라 통행 시간이 늘어나고 대기오염이 증가하는 등 사회적 비용이 많이 발생하게 된다.

하지만 통행료가 부과되면 가장 높은 효용을 거둘 수 있는 이용자가 도로를 사용하게 된다. 가장 효율적으로 제한된 도로 자원을 이용할 수 있는 셈이다.

고속도로 통행료를 전면 무료화할 경우 그 비용은 고스란히 한국도로공사가 떠안아야 하는데, 그렇게 되면 고속도로의 비용을 회수하는 기간이 길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행 유료도로법에 따르면 고속도로의 경우 건설한 직후 통행료를 받지만 투자비를 회수하면 무료화가 된다.

정부는 14일 고속도로 통행료 면제가 결국 세금으로 ‘돌려막기’를 하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 한국도로공사의 손실분에 대한 국고 지원 계획은 전혀 없다는 뜻을 고수했다. 다만 민자고속도로는 정부와 맺은 실시 협약에 통행료 손실분을 보전토록 규정돼 있어 보전이 불가피하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오는 14일 고속도로 교통량은 지난해 추석 당일과 비슷한 500만대 이상으로 예상되며, 도로공사가 맡은 고속도로 통행료는 149억원, 민자고속도로 통행료는 35억원으로 예상돼 전체 184억원의 통행료가 면제될 전망이다.

정부의 통행료 면제 조치로 통행료 수입이 전부인 한국도로공사의 부채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한국도로공사는 2013년말 기준 부채가 26조원이며 자산 중 유로도로관리권이 42조원으로 총자산의 79%를 차지하고 있다.

현재 한국도로공사는 장애인 차량 등에 정부 방침으로 통행료 면제ㆍ할인 등을 해주고 있지만 국토부가 기획재정부 등과의 협의 과정에서 예산 부족을 이유로 보전 책임을 미루고 있다.

강동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밝힌 자료에 따르면 도로공사의 통행료 면제금액과 통행료 할인금액 등 공익서비스비용은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간 8354억원에 달하고 있다. 특히 통행료 면제금액은 △2010년 87억원 △2011년 88억원 △2012년 97억원 △2013년 109억원 등으로 나타났다.

이번에 전국 고속도로를 무료 이용토록 개방함에 따라 약 184억원의 통행료가 면제될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1년간 면제액의 2배에 달하는 셈이다.

이에 따라 감사원은 “통행료 감면액을 국가에서 부담하지 않으면 도로공사의 유료도로관리권이 그 금액만큼 상각 되지 않아 단기적으로는 통행료 인상요인으로 작용하고 장기적으로는 통행료 징수 총액 및 징수기간이 늘어나게 되는 등 국가정책에 의한 통행료 감면액이 이용자의 부담으로 전가된다”며 “고속국도 건설 등으로 발생한 부채상환능력을 저하시키는 등 도로공사의 재무구조에도 악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도로공사 관계자는 “일단 자체적으로 내부 경영 혁신을 통해서 손실을 보전하려고 하고 있다”면서 “이벤트성으로 하는 것은 감수할 수 있지만, 이런 대책이 자주 시행한다면 재무 상태를 악화시킬 수 있어 바람직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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