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어디로] 신동빈 회장 귀국했지만… 풀어야할 과제 산적, ‘산 넘어 산’

입력 2015-08-03 16:25수정 2015-08-03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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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형과 3자회동…경영권 분쟁 해결책 제시, 추락한 롯데 이미지 회복 시급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3일 서울 방화동 김포국제공항 국제선 입국장으로 들어오고 있다. 이 자리에서 신 회장은 형인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과의 경영권 분쟁과 관련해 “이런 사태가 빨리 해결되고 빨리 정상화돼야 한다”면서 “국가경제 발전을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이 불거진 직후 줄곧 일본에만 머물던 신동빈 회장이 3일 오후 2시40분쯤 김포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롯데그룹 주변에서는 이번 신 회장의 귀국으로 경영권 분쟁의 해결의 실마리가 마련될지 주목하고 있다.

신 회장은 이날 도착하자마자 고개를 90도로 숙이며 대국민 사과부터 했다. 그는 “먼저 국민 여러분께 이런 사태가 일어난 것에 대해서 진짜 죄송스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미안합니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신 회장은 “저는 한국에서 회장님 옆에서 임직원과 함께 그리고 지주를 위해서 그리고 국민과 함께 롯데를 키워왔던 사람입니다.”라고 말한 뒤 “이런 사태가 빨리 해결되고 총괄회장님의 창업정신에 따라 국내외에 있는 우리 그룹들이 빨리 정상화되고 발전시키는 게 제 역할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라고 밝혔다.

신 회장은 또 “그러므로 우리 국가경제 발전을 위해서 이바지할 수 있도록 제가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번 경영권 분쟁으로 불거진 지분 보유와 우호지분 확보여부 등 여러 사안들에 대해서는 “이 자리에서 말하기 힘들다”면서 밝히길 꺼려했다.

한국에 들어왔다가 일본으로 출국한 어머니와 만났느냐는 질문에도 신 회장은 “통화만 했다”고 간단하게 대답했고, 신 총괄회장의 해임지시서에 관해서는 “법적인 효력이 없는 소리”라고 그룹측의 입장을 되풀이했다.

한편 신 회장이 귀국하면서 형제가 다툼으로 인해 그동안 참담한 심정을 감추지 못했던 롯데그룹측은 안도감을 찾는 분위기다.

롯데그룹 한 관계자는 “경영권 다툼으로 그룹의 이미지가 한없이 추락하고 있다”며 “회장님이 귀국한 이후 산적한 현안 해결과 조직 안정이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신 회장은 김포공항에서 기자회견을 마친 뒤 곧바로 신격호 회장의 집무실이 있는 롯데호텔로 향했다. 신격호 총괄회장과 신동주 전 부회장 등과 3부자 회동을 가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 회장은 이번 경영권 분쟁으로 어수선해졌던 내부 조직부터 챙길 전망이다. 또 신동주 전 부회장의 대대적인 여론전으로 인해 그룹과 一家의 민낯이 드러난 만큼 추락한 기업 이미지 개선에도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신 회장은 “롯데가 일본기업”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롯데는 한국기업이다. 매출의 95%가 한국에서 발생한다”고 즉각 대답할 정도로 신경을 썼다. 지배구조상 일본 롯데의 지배를 받고 오너 일가가 일본어로 대화하는 등의 장면을 목격한 국민 정서를 누그러뜨리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아버지와의 갈들 봉합도 과제다. 경영권 다툼 과정에서 분쟁 구도가 아버지와의 갈등으로 비춰졌기 때문이다. 신격호 회장은 신 전 부회장을 통해 SBS 등에 전달한 동영상에서 “나를 배제하려는 신동빈을 이해할 수도 용서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신 회장은 내부를 추스리면서 경영인으로서의 행보도 이어갈 예정이다. 정부와 금융권 관계자 및 협력업체 대표 등을 만나 협조를 당부하는 한편 산적한 계열사 업무를 챙길 계획이다. 일본에서도 신 회장은 미즈호은행, 미쓰이스미토모은행 등 금융권 인사들을 접촉했고, 유니클로 회장 등 협력업체를 챙기는 데 주력했다. 향후 벌어질 주주총회를 대비해 지난 일주일간 일본에 머무는 동안 한일 롯데 지배구조의 최정점에 있는 광윤사, 롯데홀딩스 이사진, 종업원 지주회(우리사주)를 만나 지지를 호소한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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