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필 겸 미래설계연구원장

사해위가는 원래 제업(帝業)의 광대함을 이르는 말이었다. 사기 고조본기에 의하면 한(漢)나라 초 승상 소하가 대규모 궁궐을 지으려 하자 유방은 “천하가 아직 안정되지 못했다”며 반대했다. 이에 소하가 “천자께서는 사해를 한 집으로 삼으시니[四海爲家] 장려(壯麗)하지 않으면 장중한 위엄을 보일 수가 없습니다”라고 설득했다. 여기에서 사해위가라는 성어가 나왔다.
논어 안연(顔淵)편에는 이런 대목이 있다. “사마우가 ‘남들은 다 형제가 있는데 나만 홀로 없다’고 하자 자하가 이렇게 말했다. ‘군자가 공경히 행동하여 실수가 없고 남에게 공손하고 예를 지키면 온 세상 사람들이 모두 형제인 것이오. 군자가 어찌 형제 없음을 걱정하겠소?’[君子敬而無失 與人恭而有禮 四海之內 皆兄弟也 君子何患乎無兄弟也]
‘순자’ 의병(議兵)편에는 “온 세상이 한 집안처럼 됐다”[四海之內若一家]는 말이 있다. 순자는 은(殷)의 항복한 백성들이 주(周)의 백성들과 차등이 없었다고 한 뒤 이렇게 말했다. “그러므로 가까이 있는 자는 추종하지 않는 나라가 없어 편안했으며 먼 곳에 있는 자는 달려와 추종했고 벽지나 외진 나라들도 외톨이가 되지 않고 추종하지 않는 나라가 없어 편안하게 됐습니다. 온 천하가 한 집안 같아져 통달한 무리들이 복종하지 않는 이가 없으니 무릇 이를 일러 인간의 스승이라 하는 것입니다.”[故近者歌謳而樂之 遠者竭蹙而趨之 無幽閒辟陋之國 莫不趨使而安樂之 四海之內若一家 通達之屬莫不從服 夫是之謂人師]