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업 일자리 창출력 바닥권…고용비중 3.0% ‘사상 최저’

입력 2015-08-02 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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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취업자에서 금융업 종사자가 차지하는 비율이 역대 최저치로 떨어졌다. 금융업의 일자리 창출 기여도가 그만큼 낮아졌다는 얘기다.

지난해 증권·생명보험업계에서 구조조정이 단행된 데 이어 올해는 은행권 희망퇴직이 줄을 이은 여파다.

2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금융 및 보험업 종사자는 78만9000명으로 전체 취업자(2609만8000명) 중 3.0%를 차지했다. 관련 통계가 나오기 시작한 2004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금융업 종사자 비율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8년 1분기 3.6%로 최고치를 찍고 3.3∼3.5% 수준에서 움직여왔다. 그러다 지난해부터 1분기 3.4%, 2분기 3.3%, 3∼4분기 3.2%로 점차 줄었다.

올해 1분기 3.1%까지 쪼그라든 금융업 종사자 비율은 이제 3%대를 지키기도 어려운 상황이 됐다.

올해 2분기 금융업 종사자 수는 작년 같은 기간(84만7000명)보다 5만8000명 적다.

다른 업종보다 연봉이 높은 금융업권 일자리가 1년 새 6만개 가까이 사라진 것이다. 경제 전반에서 양질의 일자리가 줄어든 것으로도 볼 수 있다.

금융업의 고용 축소는 경기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노동시장 구조개혁이 지지부진하고, 정년 연장까지 코앞으로 닥친 결과로 분석된다.

국내총생산(GDP)에서 금융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금융위기 이전인 2007년 6.6%에서 계속 떨어져 지난해 5.6%가 될 정도로 금융회사들 실적이 부진했다.

작년엔 저금리·저성장으로 수익 기반이 나빠진 증권사를 중심으로 희망퇴직, 점포축소가 있었고 신규 채용 규모도 줄었다. 역마진으로 고전하던 생명보험사들도 연달아 구조조정을 했다.

올해는 또 비대면 거래 증가와 순이자마진 감소로 수익률 악화를 겪은 은행들이 적극적으로 인력 구조 개편에 나섰다.

전문가들은 기존 근로자의 고임금이 유지되는 임금 체계도 금융업 고용 축소의 한 원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외국 금융회사처럼 실적이 좋을 때 연봉을 많이 주고, 나쁠 때는 적게 주는 유연한 임금 체계가 아니어서 실적이 악화하면 우선 인력을 감축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김우진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내 금융권 임금은 성과급이 아니라 기본급 중심이라 경기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움직이지 않는 게 문제"라며 "임금체계를 조정하면 금융권이 더 많은 사람을 뽑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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