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상장법인들의 정기주주총회 시즌이 개막되면서, 코스닥시장도 바빠지고 있다. 올해 주총시즌에서는 장하성펀드와 미래에셋운용그룹 등으로 대표되는 큰손'들의 적극적인 참여, 동야제약 등 굵직한 기업등의 경영권분쟁이 시선을 끌고 있다.
하지만 전통적으로 소액주주들이 많고, 경영권 변동이 잦은 코스닥기업의 주총장 열기 역시 대기업 못지 않게 뜨거울 전망이다.
우선 16일 정기주총을 개최하는 라이브플렉스와 팝콘필름은 경영권 방어수단인 '초다수결의제' 도입을 추진하고 있어 통과 여부가 관심이다. 같은날 주총이 예정된 시큐어소프트는 감사보고서 '의견거절'로 상장폐지가 결정된 만큼 파행적인 운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2월말로 접어들면 경영권 분쟁이 펼쳐지고 있는 기업들의 주총이 본격적으로 펼쳐진다.
20일 주총을 여는 에프와이디는 일진그룹계열 창투사인 아이텍투자조합이 감자안건 부결과 이사선임 등을 위해 우호지분을 규합하고 있다. 에프와이디는 기존 대주주 지분이 적어 소액주주들의 표심이 결정적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28일 주총을 개최하는 케이피티는 '초다수결의제'와 '황금낙하산' 도입을 통해 경영권 안전장치를 마련할 계획인데, 일부 주주들이 그동안 회사측에 경영개선 요구를 해온 것으로 알려져 주총장 분위기는 쉽게 예측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아직 정기주총 날짜를 확정하지는 않았지만 파인디지털, 이지그린텍 등도 경영권과 관련한 이슈들이 나타나고 있는 기업들이다.
'유가증권상장기업에 장하성펀드가 있다면 코스닥기업에는 우리가 있다.' 최근 일부 코스닥기업에서도 투자자들이 지배구조 개선과 주주가치 제고의 목소리를 높이며 지분을 대량 매집하는 사례가 늘고 있어, 이들 기업의 주총도 관심 대상이다. 해성산업, 텔코웨어, 대동금속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이밖에 기업분할을 결정한 네오위즈 등과 새로운 사업을 추가하는 세종로봇 등의 주총장은 회사측을 결정에 대한 타당성을 검증받는 무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결산일이 다가오면서 자본잠식 등으로 퇴출위기에 놓인 곳이나 지난해 실적이 대폭부진했던 기업들은 경영진의 책임추궁과 관련한 송곳 질의들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15일 현재 관리종목에 지정된 코스닥기업은 총 22개사다.
올해부터 자산규모 2조원 이하 기업들도 집단소송의 대상되면서, 코스닥기업 중 분식회계 등이 적발된 곳들이 좌불안석이다. 대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집단소송 대응력이 떨어지는 코스닥기업의 경우, 소송 패소시 기업의 존폐가 걸릴 수도 있다. 지난해 금감원 조사에 따르면 코스닥기업 중 44%가 정기보고서와 관련해 집단소송의 원인이 될 소지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올해도 같은날 한꺼번에 주총을 여는 ‘떼 주총’ 관행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돼 복수의 기업에 투자하고 있는 투자자들은 주총 일정을 꼼꼼히 체크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28일에는 13곳의 코스닥기업 주총이 동시에 개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