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 간 12개국서 금리 인하…통화완화정책에만 매달려

입력 2015-07-30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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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증시 폭락ㆍ원자재 가격 하락 등 신흥국들 총체적 난국에 빠져…금리인하 정책 제한될 듯

세계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행진은 지난 6월에 이어 7월에도 지속되고 있다.

글로벌 경제성장 둔화 속에 통화완화정책이 지속되면서 정책금리는 이미 최저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경제를 되살릴만한 다른 정책 대안을 마땅히 내놓지 못하면서 각국 정부가 금리인하에만 매달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이 연내 기준금리 인상을 시사한 것에 따라 일부 신흥국에서는 자금 유출 속도가 가속화되는 등 불안감이 확대되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금리인하에 따른 위험 부담이 커짐에 따라 추가 금리인하 정책은 제한될 것으로 내다봤다.

30일(현지시간) 국제금융시장에 따르면 이번 달 금리인하를 시행한 곳은 뉴질랜드, 캐나다, 스웨덴 등을 포함한 6개국이었다. 지난 6월에는 한국, 중국 등 8개국이 금리를 낮췄다. 특히 헝가리와 뉴질랜드는 두 달 연속 금리인하를 단행했다. 이로써 6월과 7월 두달 동안 총 12개 국가가 금리를 인하했다.

중국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로 글로벌 원자재 값이 하락하고 중국증시가 폭락한 것이 금리인하에 직접적인 영향을 줬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최근 1년간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지수 추이. (출처=마켓워치)

각국의 금리가 점차 낮아지면서 달러화 대비 해당 국가의 통화가치도 함께 추락하고 있다.

달러화 대비 뉴질랜드달러는 지난 1월 고점 대비 18% 급락했고, 최근 한 달 새 원화 가치는 4%나 하락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지수는 지난해 5월 78.891로 최저치를 기록한 이후 급등해 올 3월에는 100을 웃돌기도 했다. 29일 달러지수는 저점 대비 23% 이상 오른 97.14를 기록하고 있다.

▲최근 한달간 블룸버그원자재지수 추이. 29일(현지시간) 187.42. (출처=블룸버그)

22개 주요 원자재 값 추이를 나타내는 블룸버그 원자재지수는 이달 들어 7.3% 하락했고 지난 23일에는 13년 만에 최저치를 나타냈다.

통상적으로 원자재 가격 하락은 물가하락(디플레이션) 불안감을 일으켜 물가 상승을 위한 금리 인하를 부추기게 된다.

‘낙농 강국’인 뉴질랜드에선 전지분유 가격이 지난 2009년 7월 이후 최저치를 나타내면서 두 달 연속 기준금리를 내려 사실상 ‘제로(0)’ 물가에 직면했다.

광물자원 수출 의존도가 높은 호주 역시 지난 5월 무역적자 27억5400만 호주달러에 달해 14개월 연속 적자를 나타냈다. 이에 올해 두 차례나 금리를 내렸고 추가 금리인하도 내다보고 있다.

원자재 가격이 더 내려가게 되면 추가 부양책으로 금리인하가 필요하나 미국 금리인상 전망에 따라 자금유출과 통화가치 절하 등으로 섣불리 시행할 수는 없다.

이얀 솔롯 브라운브러더스해리먼(BBH) 신흥국 외환 전략가는 “연방준비제도(연준, Fed)의 결정을 앞두고 불안감이 커져 대부분 국가가 관망세를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데이비드 헨슬리 JP모건 이사는 “원자재 수추루국의 중앙은행은 펀더멘털이 허락하는 한 금리인하를 추진하겠으나 모든 국가가 이런 유연성을 확보한 것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헨슬리 이사는 “올해 신흥국 중앙은행의 평균 금리인하폭이 60bp(1bp=0.01%포인트)”라며 “40bp 넘게 더 인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즉 신흥국이 금리를 1%포인트 넘게 낮추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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