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으로 음악 무료 감상…작년 3월 설립 회원수 410만명 달해
음악을 듣는 방법은 시대에 따라 달라진다. 과거에는 카세트테이프와 CD플레이어, MP3플레이어 등이 음악 듣는 도구였다면 지금은 스마트폰이다. 이미 대중화된 스마트폰에서 음악을 듣기 위해서는 일정 금액을 결제해야 한다. 하지만 박수만<사진> 비트패킹컴퍼니 대표는 한 발자국 더 나아갔다. “스마트폰으로 무료로 음악을 들을 수 없을까?”. 광고기반 스트리밍 서비스 ‘비트’는 그렇게 탄생했다.
비트패킹컴퍼니가 서비스하는 비트는 지난해 3월 대중에게 선보였다. 출시 후 별다른 마케팅을 하지 않았는데도 입소문으로 퍼져나가 지금까지 총 누적회원은 410만명에 달한다. 한 달 평균 140만명이 비트를 사용하며 다양한 음악을 감상하고 있다.
박 대표는 “국내 디지털 음악 서비스는 한국이 빠르게 발전한 시장”이라며 “어떤 음악을 들어야 하는지 고민하는 게 아닌 어떻게 들어야 하는지 고민했다”고 창업 이유를 전했다.
박 대표는 비트패킹컴퍼니를 설립하기 전에는 네이버에서 근무한 개발자다. 더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1996년 병영 특례를 받아 신문제작 시스템 ‘CTS’를 만들어낸 서울시스템에서 소프트웨어 개발 업무를 담당했다. 하지만 입사 1년 뒤 IMF의 타격으로 한국정보공학으로 옮겨 문서관리 시스템을 만들기도 했다. 이후 마음이 맞는 선배들과 함께 회사를 차려 2007년 2월 지금은 역사 속으로 사라진 SNS ‘미투데이’를 론칭했다. 미투데이는 이듬해인 2008년 12월 네이버에 인수되며 네이버 사단에 합류했다. 이후 네이버에서 현재 대표 서비스 중 하나인 ‘밴드’를 탄생시켰다.
박 대표는 “밴드를 통해 PC시대 때 있던 아이템을 모바일로 만들면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며 “새로운 콘텐츠 중 음악이라는 분야를 하면 좋겠다고 생각해 비트를 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비트의 주 사용자는 유료 스트리밍 서비스를 사용하지 않는 이용자들이다. 이들을 위해 라디오 채널 다시 듣기, 인기가요 등은 물론 ‘운전할 때’나 ‘휴식할 때’ 들으면 적절한 음악들을 모아놓은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음악을 듣는 이용자는 본인의 취향에 맞는 카테고리를 찾아 손쉽게 음악을 감상할 수 있다. 박 대표는 “하반기에는 개인화 맞춤형 엔진을 통해 음악을 추천할 수 있는 서비스를 기획하고 있다”며 “3~4개월 후인 올해 연말께 서비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목표를 밝혔다.
전 직원이 23명에 불과한 비트패킹컴퍼니의 누적 투자금액은 170억원에 달한다. 2013년 설립 직후 본엔젤스와 네이버로부터 5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한 뒤 2014년 7월에는 시리즈A 30억원, 그리고 올해 3월에는 시리즈B 130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했다.
이를 통해 비트패킹컴퍼니는 동남아를 비롯한 전 세계에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지난 4월 인도네시아·베트남·필리핀·싱가포르·영국·아르헨티나·남아프리카공화국 등 7개 국가에 글로벌 버전을 출시했으며, K-POP 등 다양한 음악을 서비스한다는 방침이다. 박 대표는 “별다른 마케팅을 한 것은 아니지만 동남아 국가에서 K-POP에 대한 반응이 다른 지역보다 빠르게 오는 것이 장점”이라며 “K-POP 이외에 현지 로컬음악과 2~3개월 내 계약을 끝내고 올 4분기에는 모든 음악을 서비스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