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국영 기관투자자, 증시 붕괴 막아…정부, 인위적 개입 지속

입력 2015-07-29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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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증권금융공사·증권사 등 이른바 ‘국가대표’가 주식 대거 매입해”

▲중국 안후이성 푸양의 한 증권사에서 28일(현지시간) 투자자가 머리 위에 손을 올린 채 증시 현황판을 들여다보고 있다. 푸양/신화뉴시스

중국 정부가 자국 증시의 버블 붕괴를 막기 위한 인위적 개입을 지속하고 있다.

중국증시 상하이종합지수는 28일(현지시간) 장중 5.1%까지 급락했으나 낙폭을 줄이면서 1.7% 하락으로 마감했다. 그 배경에는 이른바 ‘국가대표(the national team)’로 불리는 중국 국영 기관투자자들의 대규모 주식 매입이 있다고 이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국가대표’는 중국금융공사(CSF)와 국영 증권사, 대형 보험업체, 중앙회금공사 등으로 구성돼 있다고 FT는 전했다.

리다샤오 잉다증권 애널리스트는 “국가대표는 이날 증시 구출에 뛰어들었다”며 “수주 전 당국이 매우 느리게 행동했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신속했다. 중국증권감독관리위원회(CSRC)가 전날 시장 안정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성명을 발표했을 당시 국가대표는 행동에 나설 준비가 돼 있었다”고 설명했다.

은행과 증권사들이 국가대표 주식 매입의 혜택을 봤다는 평가다. 익명을 요구한 한 대형 금융기관 임원은 “CSF가 주가를 지탱하기 위한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며 “특히 이날 이들은 은행과 증권사 주식을 대거 사들였다”고 말했다. 이어 “장 초반 모든 종목이 떨어졌으나 오후 들어 갑자기 증권사들 주가가 올랐다”며 “매우 강력한 외부 영향력 없이 이런 일이 일어나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일부 중국 전문가들은 정부가 증시를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이런 국가대표의 역할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자오시쥔 런민대 금융학과 부학장은 “중국증시에 장기적이며 강력한 국가대표를 세워야 한다”며 “8000만 개인투자자의 심리를 바꾸기는 어렵다. 이들 투자자는 정부를 비교적 신뢰하고 있기 때문에 정부가 국가대표 구축에 앞장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해외 투자자들은 중국 정부의 이런 개입을 불신하거나 질색하고 있다고 FT는 지적했다. ‘레드 캐피털리즘’의 공동 저자인 프레이저 호위는 “모두가 증시에 동시에 빠져나가거나 들어오려 하는 등 혼란스런 상황에서 중국 정부만 유일하게 주식을 대량으로 사들이고 있어 시스템을 인위적으로 조작하고 있다”며 “이것이 중국증시가 극도로 변동성을 보이는 이유”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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