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추경안은 국회에 제출된 지 18일 만에 통과되면서 상대적으로 쾌속 통과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로 2008년 이후 세번의 추경이 평균 47일이 걸렸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절반 이하의 기간이 소요된 셈이다.
이처럼 추경이 빠른 속도로 국회 문턱을 넘은 것은 경제상황이 그만큼 심각한 것에 대해 여야가 공감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수출 부진으로 올해 경제성장률이 애초 예상치인 3%대 초반보다 낮아질 것이란 전망이 확산된데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로 소비가 위축되고 외국인 관광객들이 예약을 줄줄이 취소하기 시작한 6월 초부터 경제 위기감이 여야의 공감대에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이후 한국은행은 6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려 사상 최저수준인 연 1.25%로 끌어내리면서 경기 위기감을 방증하기도 했다.
당초 정부는 올해 예산을 작년보다 5.5%나 늘렸기 때문에 더 증액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추경 편성에 다소 부정적 태도를 보였었다.
그러나 메르스 여파가 갈수록 커지자 지난달 25일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면서 추경 편성 계획을 전격적으로 발표했다.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11조8000억원의 추경안에서 세수 부족분을 메울 세입 경정이 5조6000억원이었고, 나머지 6조2000억원은 메르스와 가뭄 지원, 사회간접자본(SOC) 등에 사용될 지출 확대분이었다.
여야 모두 추경을 편성해야 한다는 데는 공감했지만, 세입 경정과 법인세 인상 문제가 추경안 처리의 쟁점으로 떠올랐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세수 부족은 정부·여당의 감세 정책 때문이라며 세입 경정의 전액 삭감과 세수 확보를 위한 법인세 인상을 요구했지만 정부·여당이 이를 반대하면서 추경안 통과 또한 한때 장기화 조심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여야는 18일에 걸친 공방 끝에 법인세 인상 문제를 추경안 부대 의견에 '소득세·법인세 등의 정비'라는 문구를 넣는 것으로 타협했다.
부대의견에는 '정부는 연례적 세수 결손 방지를 위해 세출 구조조정과 함께 세입 확충을 위한 모든 방안(소득세·법인세 등의 정비)을 마련하고, 국회와 논의해 대책을 수립한다'는 내용이 명시됐다.